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세상을 바꾼 위대한 오답>을 펴낸 수학짜 김용관 인터뷰
등록일 :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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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냐의 수학카페 시리즈로 오랜만에 독자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첫 인사를 간단히 해주세요. 이번에는 ‘수학짜’라는 새로운 수식어로 본인을 소개하셨지요.

A   안녕하세요. 수학짜 수냐입니다. <수냐의 수학영화관> 이후 4년 만이네요! 그동안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많은 일이 있었죠. 저 역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답니다. 그 변화를 수학짜란 말에 담았습니다. 수학짜는 제가 만든 말입니다. 수학자와 발음은 같지만 글자는 다르죠. 보통 자기만의 독특한 정리나 이론을 제시할 정도의 수학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수학자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그런 업적을 남기지 않았으니 수학자는 아니죠. (웃음) 하지만 수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 정성은 수학자 못지않게 각별하답니다. 정리의 증명 대신에 수학을 통해 자유롭게 생각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사람을 만나며 저의 세계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그렇게 다른 벡터를 갖는 저를 수학짜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름을 갖게 된 만큼 이름값을 해야겠죠? 수학짜 수냐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Q  이번 책 제목이 <세상을 바꾼 위대한 오답>입니다. 어떻게 오답으로 읽는 수학사를 책으로 펴낼 생각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A   이번 책은 오답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수학에서 오답은 별로 주목받지 못합니다. 틀렸으니 무시하고 얼른 내버리기 일쑤죠. 학생들도 주로 정답을 배우고 익힙니다. 그러나 수학의 과정에서 오답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답을 징검다리 삼아 정답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았는지 틀렸는지, 왜 틀렸는지를 확인하면서 정답이 출현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발전시켜 갑니다.

많이 틀려봐야 합니다. 정답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런데 요즘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틀려보고, 틀린 걸 확인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아이디어를 꺼내어보고, 확인해볼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그 결과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도 모른 채 공부하곤 합니다. 자신의 오답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고, 오답을 부끄러워하고, 정답에만 신경을 씁니다. 그럴 필요 없는데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조금 더 틀려보라고 격려해주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Q  책의 구성이 독특합니다. 일반사각형의 넓이, 원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 0으로 나누기 문제, 원적 문제 등, 평범하고도 간단한 것처럼 보이는 이 수학 문제를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다르게 풀었는지를 풀어내고 있는데요, 책을 짧게 소개해주신다면?

A   이 책은 총 12개의 문제를 다뤘습니다. 원의 넓이, 원주율, 음수의 계산 등 중요하지만 그냥 외우듯 지나쳐버린 문제들입니다. 수, 계산, 기하, 확률, 무한 등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각 장마다 하나씩 다룹니다.

각 장은 <문제 설명>, <오답 사례>, <틀렸네!>, <오답 속 아이디어>, <오답의 약진>, <오답에서 정답으로> 등 6개 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문제 설명>은 다루고자 하는 문제가 뭔지 그 뜻을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오답 사례>에는 그 문제에 대한 오답들을 소개합니다. <틀렸네!>에서는 그 오답들이 왜 틀렸는가를 확인합니다. <오답 속 아이디어>는 그 오답들이 나오게 된 배경을 아이디어 측면에서 생각해봅니다. 어떤 생각으로 그런 오답을 제시했는지 살펴봅니다. <오답의 약진>은 그 오답 이후 아이디어가 어떻게 발전해갔는가를 추적합니다. 마지막 <오답에서 정답으로>는 오답의 약진을 통해 얻게 된 최종적인 결론을 소개합니다. 오답으로부터, 어떤 사고의 과정을 거쳐, 정답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아이디어의 흐름으로 구성해봤습니다.

 

 

Q  집필하면서 자료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집필 과정에서 재밌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A   생각해보지 못했던, 기막힌 오답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게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어떤 문제를 맞히게 되면 더 이상 다른 생각을 안 해보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쓰면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었겠구나!’ 하게 했던 오답들을 마주쳤습니다. 그 다양함과 오묘함에 감탄했습니다. 그 오답들이 기초가 되어 아이디어가 변하고 발전하는 그 흐름을 보는 것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반면 그런 오답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정답 위주로 공부하는 수학이다 보니 과거에 있었던 오답의 사례를 찾아내기가 어려웠습니다. 두꺼운 책이라고 해도 그런 사례가 없거나, 어쩌다 한두 줄 지나가듯 언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오답을 위한 자리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외의 자료를 찾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검색기능이 없었더라면 이 책을 쓰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오답은 저의 시야마저도 폭넓게 해준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Q  이 책에는 위대한 수학자라는 분들도 어처구니없는 오답을 낸 역사적 사례가 여럿 등장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아, 틀려도 되는구나. 위대한 수학자도 다 그랬구나, 하며 위안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수학이 앞선 시대를 살았던 인류와 후대의 인류가 릴레이 게임처럼 한 문제를 가지고 나름의 궁리를 하는 과정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인물이나 흥미로운 사례를 살짝 말씀해주신다면?

A   가장 흥미로웠던 아이디어는 0으로 나누기에서 존 월리스가 보여준 것입니다. 그는 1÷0처럼 어떤 수를 0으로 나누기를 하면 그 크기가 무한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수를 음수로 나누면 무한대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무한대보다 더 크다는 생각을 저는 해보지 않았거든요.

그는 양수에서 어떤 수를 작은 수로 나눌수록 그 크기가 더 커진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10÷10=1, 10÷5=2, 10÷1=10, 10÷0.1=100. 그는 이 패턴을 0과 음수에 적용했던 겁니다. 그 패턴대로라면, 0으로 나눈 값은 무한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음수는 0보다 더 작은 수입니다. 그러니 음수로 나누면 0으로 나눈 값보다 더 커야 합니다. 0으로 나눈 값이 무한대이니, 음수로 나눈 값은 무한대보다 더 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무한대보다 더 큰 수! 그럴 듯한, 기가 막힌 아이디어 아닙니까?

 

 

Q  오답으로 읽는 수학사. 글을 읽으며 수학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아, 이렇게도 수학을 접근할 수 있구나 하면서요. 평소에 수학을 명화, 소설, 철학, 보드게임 등 다른 영역과의 접점을 찾아서 접근하시는데요. 이런 접근법은 어떤 수학관에서 비롯한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영역과 수학을 교차해서 풀어내고 싶으신지?

A   수학관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요. 저는 수학을 둘러싼 배치를 바꿔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보는 겁니다. 같은 색깔도 주위의 배경색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 동안 수학은 줄곧 입시와 문제풀이라는 배치 하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 수학을 재미, 아이디어, 생각하는 방법 등의 다른 관점의 배치로 옮겨 봤습니다. 때때로는 영화, 소설, 철학과 같은 다른 영역이나 소재와 나란히 있도록 배치를 바꿔봅니다. 요즘은 인공지능(A.I) 옆에 수학을 나란히 두어 보려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다가오는 시대에 수학은 어떻게 달라지고, 어떻게 달려져야 할까를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다른 배치 속에서 수학의 맛과 멋을 찾고 추구해보려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Q  경기도 고양시에서 작은도서관인 ‘수냐의 수학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어떤 재미난 일을 벌이고 계시는지? 독자분들께 수냐의 수학카페를 소개해주신다면?

A   공부하고 글을 쓰다 보면 작은도서관 운영에는 소홀해지게 되더라고요. 두루두루 활동하지는 못하지만 꼭 필요한 활동을 하려 합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같이 공부하고 활동할 분들을 만나는 겁니다. 수학을 같이 공부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의 다음 주제는 리만 가설을 이해해보는 겁니다. 어디까지 가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만 갈 데까지 가보려고요. 보드게임을 소재로 해서 수학콘텐츠를 만들어보는 모임도 알차게 진행 중입니다. 이런 식의 모임이 꾸준하게 진행된다면 언젠가는 진짜 수학카페를 오픈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 이번 책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봐주시고, 주위에도 소개해주세요. 틀릴까봐 주저하던 분들에게 이 책이 틀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면 책을 쓴 저자로서 큰 보람이겠죠. 그리고 주변 분들에게 틀릴 수 있는 기회를 진심으로 권해주세요. 어서 틀리고, 어서 맞춰가자고. 감사합니다.



* 이 책은 7월 12일경 독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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