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를 펴낸 박솔 작가 인터뷰
등록일 :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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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A ∥ 안녕하세요, 박솔입니다. 지난여름, ‘뇌 신경과학’이라는 분야를 공부해서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했습니다. 졸업하기 전까지 네이버캐스트에 ‘잠의 과학’을 연재했고, 연초까지는 실험적인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이런저런 취미생활도 하고 여행도 가고…… 싶었지만(웃음), 그러진 못하고 구직활동을 했고요, 가을부터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고 있어요. 입사한 지 겨우 3개월밖에 안 된 신입이랍니다. 학교에 다니고, 졸업을 하고, 스트레스 잔뜩 받으며 취직준비를 하고. 결국 회사원이 된, 저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랍니다.


Q  이번에 펴내신 책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를 소개해주신다면요?
A ∥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는 제가 석사 과정 동안 주요 테마로 다뤘던 ‘사회성’을 만드는 뇌에 대한 정보를 재미있고 일상적인 이야기에 담아낸 책입니다. 책 속에는 우리의 ‘사회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과 감정, 또 그것을 조종하는 뇌의 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회성’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과 내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과 감정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여기 담긴 이야기들도 지극히 일상적이고,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행동, 느꼈을 법한 감정에 대한 것들이랍니다. 책을 보신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 친구,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하게 되는 행동,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뇌과학, 신경과학적으로 설명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어떻게 이 책을 펴내게 되었나요? 어떤 기준으로 차례 제목과 구성을 구상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 이 책의 큰 주제는 ‘사회성’입니다. 인간의 사회성은 사실 뇌과학, 신경과학뿐 아니라 심리학, 경제학, 생태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다뤄져 온 주제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사회성’이라고 하면, 인간관계, 즉 심리검사에서 등장하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능력을 떠올리시지 않을까 합니다. 타인과 맺는 관계, 그 안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중에 나타나는 행동과 감정을 단순히 관찰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분석하는 것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뇌과학,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사회성’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행동과 감정을 만들고 조종하는 ‘뇌’의 역할을 규명하기까지 합니다. 사람의 행동, 생각, 마음이라 불리는 것들을 조종하는 근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뇌라고 보고, 뇌의 역할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자신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뇌과학, 신경과학적으로는 ‘사회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게 이 책을 펴낸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에는 ‘사회성’이라고 불리는 행동과 감정 중 재미있을 것 같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 18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왜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되었을지, 태어나서 처음 만나게 되는 사회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협동, 따라하기 등 사회적 관계에서 등장하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날 때 느끼는 질투나 사랑과 같은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Q ∥ 이 책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단행본 집필 과정에서 특히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 지식만 설명하자면, 한 가지 현상에 대해서도 소개해야 할 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사회성이라는 행동은 굉장히 복잡한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가 설명하자면, 감정만 해도, 하나의 감정만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애정도 증오도 아닌 ‘애증’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만 해도 알 수 있죠. 사회성과 관련된 감정은 몇 가지 감정이 동시에 섞여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사람의 뇌라는 것이 컴퓨터처럼 디스크를 나누고, 폴더에 깔끔하게 파일을 나눠놓은 모양새가 아니라는 것도 복잡함에 한몫을 더 얹습니다. 한 영역이 여러 가지 행동과 감정에 관여를 하고, 한 가지 행동과 감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또 뇌의 여러 영역이 힘을 모아야 하지요.

그래서 단순히 뇌과학에 대한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나, 이것을 쉽게 설명하는 데 더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깊이, 세부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어떤 특성을 나타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혹은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뇌 영역에 대해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보려고 했습니다.


Q  본문 내용 가운데 기억에 남거나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면?
A ∥ 18가지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 이야기는 순서대로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와 거기 담긴 뇌과학 지식도 재미있지만,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 읽어 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각각의 에피소드보다 전체 이야기 흐름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Q ∥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졸업 후 대학원에서 ‘동물의 마음을 조종하는 뇌’에 대해 연구하셨습니다. 뇌과학자는 어떤 일을 하는지도 궁금하고, 특별히 영향을 받은 분이 있다면요?
A ∥ 사실 저는 ‘행동생태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자연 속에서 그런 행동이 어떻게 발달해왔는지 생각하는 일이 재밌게 생각됐거든요. 그리고 새들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는 데 잠깐 인턴으로 참여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행동을 관찰하기만 하는 것 이상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러다 ‘사회성’을 연구하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 연구실에 찾아가게 됐는데, 그 연구실 지도교수님(신희섭 박사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지식보다 중요한, 과학자로서 가져야 할 연구의 태도, 생각하는 방식을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뇌과학’이라는 것은 굉장히 넓고 복잡한 분야입니다. 뇌를 직접 다루는 과학자들 중 생물학자들의 접근 방식, 공학자들의 접근 방식, 또 의학에서 접근하는 방식만 살펴봐도 약간씩 다 차이가 있습니다. 또, ‘뇌’라는 것에 직접 접근하기도 하지만, 뇌가 가진 특성을 활용해서 뇌를 직접 다루지 않고 연구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뇌의 기능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특성과 기능에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접근 방식을 비롯한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뇌과학자들은 정말이지 다양한 일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중, 제가 했던 일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드릴게요. 저는 까만 털을 가진 생쥐(마치 햄스터 같습니다. 햄스터보다는 좀 더 날씬하지만요, 하핫.)의 도움을 받아(?) ‘사회성’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먼저, ‘사회성’이라고 하는 특성-협동하는 행동,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 등-에 대해, 그것이 드러날 법한 상황을 먼저 설계를 합니다. 여기서 설계한다는 건, 논문에 발표된 실험이 아니라,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을 이용해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개미집 근처에, 개미 한 마리가 혼자서는 절대 끌고 갈 수 없을 만한 크기의 과자를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마리 개미가 몰려와서 ‘협동’을 통해 과자를 가져가겠죠? 이 상상의 예시에서 저는 과자를 함께 끌고 가는 방식으로 ‘협동’이라는 행동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한 마리 개미가 혼자서는 끌고 갈 수 없을 크기의 과자를 놓는 상황을 설계한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설계된 상황에 생쥐를 투입시키면, 생쥐는 제가 상상한 그대로의 행동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개미의 예로 돌아가서 상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를 이해해보자면, 예상치도 못하게 개미떼가 과자 주위를 에워싸고 감시만 하는 겁니다. 그리고 단 한 마리의 개미가 그들의 감시 하에서, 끝도 없이 과자와 집 사이를 오가며 운반을 하는 거죠. 물론 다 상상입니다만, 이런 식으로 생쥐가 보이는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을지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워봅니다. 그리고 이 가설에는 ‘뇌’의 역할이 당연히 포함됩니다. 결국은 이런 행동을 유발한, 즉 그들이 이런 행동을 하도록 마음먹게 만든 ‘뇌’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이니까요. 궁극적 목표는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 뇌의 역할을 규명하는 것이라는 말인데요, 이를 위해서 생쥐의 뇌에 약물을 투입하거나, 전기적 활성을 측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뇌의 활성을 확인합니다. 가설로 유추한 뇌의 역할을 실제 검증하는 것입니다.

저는 비록 생쥐와 함께 실험을 했지만, 동물의 뇌는 어느 정도까지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하시는 분도 많이 계시는데, 사람의 뇌는 생쥐의 경우에서처럼 직접 약물을 처리하거나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MRI로 활성을 보기도 하고, 두피에서 측정 가능한 전기적 활성을 보기도 합니다.

뇌의 기능과 역할을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면,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Q  흔히들 머리와 마음, 뇌와 가슴을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하고는 하는데요. 뇌와 마음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 음... 여기에 대한 답은 사실 책에 담겨 있답니다! 책이 나오거든, 꼭 읽어보세요! (웃음)
그래도 여기서 꼭, 대답을 드려야 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가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심장이 뛰는 가슴께에 있는 게 아니라, 이곳(이마), 머리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어떤 책을 평소 즐겨 읽으세요? 가장 좋아하는 작가 또는 작품이 있다면요?
이런저런 책을 잡다하게 읽는 편입니다. 소설, 수필, 과학도서, 그림책도 좋아하고요. 역사책(어렸을 때 제가 제일 무서워한 게 위인전이랍니다), 자기계발서는 잘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하, 써놓고 나니 좀 부끄럽기도 한데요, 표지가 예쁜 책을 많이 집어드는 편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최근 읽었던 책 중 인상깊었던 건 김승옥의 장편소설 <내가 훔친 여름>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에세이>입니다.

어렸을 때 책이며 영화시리즈까지 섭렵하며 좋아했던지라 어디서든 좋아하는 책 한 권만 꼽으라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 이야기>를 꼽습니다. 과학 책 중에서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걸 꼽자면 칼 세이건의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이고요.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저에게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답을 줬던 책입니다.

한 권씩만 더 꼽자면, 요슈타인 가아더의 책들, 김명호 님의 <김명호의 생물학 공방>도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요슈타인 가아더는 사용하는 상징, 비유가 정말 탁월하고, 이야기가 늘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김명호님의 경우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시면서 독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어 감동을 받았습니다.


Q ∥ 이번 책은 ‘박솔의 뽐내는 과학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앞으로 시리즈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내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A ∥ 우선 ‘뽐내는 과학’이라는 시리즈 제목은 제가 네이버포스트에 연재하던 “뽐내는 과학”에서 가져왔습니다. 누구나 ‘과학’상식 한 토막을 배워가서 어디서든 겸손하지만 자신 있게 ‘뽐내고’ 다니자는 의미에서 지어본 것이에요.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는 <잠의 과학>을 준비 중입니다. 이 책은 잠과 관련된 이야기를 뇌의 기능과 관련해서 설명합니다. 저는 뇌과학을 공부했기에 잠이 당연히 뇌의 작용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친구가 잠에 대한 얘기를 한다고 했더니 꿈 해몽 같은 것을 도와주는 거냐고 해서 놀란 적이 있어요. 생각보다 일상적이고 별 거 아닌 것 같은 현상(이라고 하기에도 뭣한?)들. 정말 별 거에 다 뇌의 작용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뇌과학 분야가 관심도 많이 받고 규모도 커졌다고는 하나, 아직 연구자들의 세계와 비(非) 연구자들의 세계 사이의 다리는 “공사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뇌의 다양한 기능이나 그 결과로 나타나는 동물의 행동에 대해서 재밌는 얘기를 들려드릴 기회가 또 있으면 좋겠습니다.


Q ∥ 독자들이 어떤 면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 인사 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다른 사람을 대하면서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왜 그런 감정이 들었지? 와 같은 의문을 한 번이라도 가져보신 분이라면 이야기를 재밌게 보실 것 같습니다.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있거든요. 단순히 사람의 뇌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에게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사람의 행동과 감정에 대해 관심 있으셨던 분 역시, 이 책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새롭게 느껴지시지 않을까 합니다. 감정이나 행동에 대해 다룬 책들로는 심리학, 경제학 관련 책이나 자기계발서가 많았는데, 이 책에는 행동생태학적 관점도 소개되어 있고, 또 ‘뇌’의 역할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실,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에 대한 책이니 그에 해당되는 분이시면 모두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내가 속해 있는 ‘사회’라는 것의 존재 이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사회 속에서 ‘더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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