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개념 잡는 비주얼 뇌과학책, 양자역학책, 진화책> 역자 인터뷰
등록일 :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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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고중숙 A 안녕하세요. <개념 잡는 비주얼 진화책>을 번역한 고중숙입니다.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순천대학교 교수로 재직 후 명예 퇴직했습니다. 과학문화의 저변 확대에 많은 관심을 갖고 다수의 저서 및 번역서를 펴냈으며, 최근에는 과학을 중심으로 삶의 전반에 이르기까지 저술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고중숙 교수의 과학 뜀틀』, 『수학 바로보기』, 『중학수학 바로보기』, 『과학의 성배를 찾아』, 『아인슈타인, 시간여행을 떠나다』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는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물리학 특강』, 『무 영 진공』, 『우주, 또 하나의 컴퓨터』, 『수학자는 어떻게 사고를 하는가』, 『무의 수학 무한의 수학』 등이 있습니다.

전대호 A ∥ 안녕하세요. <개념 잡는 비주얼 뇌과학책>을 번역한 전대호입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과학책과 철학책을 주로 번역했는데, 최근 들어 저자로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일도 시작했습니다. 번역 일은 계속 이어갈 텐데, 앞으로는 철학책 번역을 늘리려 합니다.

전영택 A ∥ 안녕하세요? <개념 잡는 비주얼 양자역학책>을 번역한 전영택입니다. 저는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주)에서 기획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주로 경영기획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만, 대학 때 학부전공은 천문학이고 원자핵공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이과 출신입니다. 말하자면 문·이과 양수겹장인 셈이죠^^ 번역은 20여년 전부터 주로 과학서적을 중심으로 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12권의 번역서를 출간했습니다.



Q  흔히들 과학책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과학, 좀 더 쉽게 공부할 방법은 없을까? 과학 책 읽기에 대한 선생님의 조언을 들려주세요.
전영택 A ∥ 과학서적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는 대부분 비전공자들일 겁니다. 그리고 과학서적을 꺼리는 이유는 아마도 전문지식 없이는 책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고, 또 그런 지식이 살아가는 데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30초 시리즈의 책들은 그런 걱정을 말끔히 걷어줄 것입니다. 이 책들에는 어려운 공식이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을 깨는 흥미로운 개념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류의 책들 먼저 골라서 읽으세요^^

과학은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소산입니다. 말하자면 과학은 세계가 구성되고 운행되는 이치를 밝히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과학에 대한 이해는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지요. 과학을 복잡하고 난해한 공식이나 이론을 동원하지 않고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책들이 있는데, 이런 책들을 골라서 읽기를 권합니다. 과학도가 아닌 독자들에게도 세계에 대한 관과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대호 A ∥ 그저 선입견이 걸림돌이지, 막상 빠져들어서 책을 읽다보면, 과학책이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쟁을 다룬 소설과 여행을 다룬 소설을 굳이 구분하지 않듯이, 과학책과 인문학책도 구분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고중숙 A ∥ 과학의 본질은 “앎”에 있습니다. “science”라는 말 자체가 “의식”을 뜻하는 “consciousness”와 그 어원이 상통한다는 데에서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을 공부할 때는 “어렵다” “추상적이다” “일상과 동떨어져 있다” “과학자들 같은 전문가들의 소관이다”라는 등의 선입관이나 편견을 버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올바른 길들과 직결된 유익한 지식들을 찾고 깨닫고 활용하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면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Q  이번에 출간한 30초 핵심과학 공부 시리즈에는 뇌과학책, 양자역학책, 진화책이 있습니다. 우리말 번역을 맡은 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전대호 A ∥ 뇌과학책은 짧지만 대단히 많은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일부 내용은 수준이 아주 높아서 어쩌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읽는다면, 그만큼 보람도 있을 것입니다. 더 깊은 공부를 위한 안내서로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전영택 A ∥ 19세기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양자역학은 그야말로 물리학의 일대 혁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뉴턴 역학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괴상한(?) 개념들로 가득차 있지요.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말로 양자역학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양자역학의 탄생에서부터 미래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서 난해한 개념들과 진기한 현상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깊이로 보면 일반적인 개론서라고 할 수 있지만 양자역학의 정수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으며 양자역학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고중숙 A ∥ 자연과학 분야의 가장 위대한 이론은 무엇일까요? 분명 흥미 있는 질문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가 하는 점부터 시작해서 평가방법, 기준 등 수많은 문제점이 따르므로 답을 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초점을 ‘영향력’에만 맞춘다면 아마 1859년에 <종의 기원>을 통해 발표된 다윈의 진화론을 첫손가락으로 꼽아야 할 것이고요. 다윈의 진화론에서는 ‘적자생존의 원리’가 핵심개념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다윈은 이를 1798년에 발표된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이론에 수용했습니다. 물론 그 바탕에는 자연계에 대한 수많은 관찰 자료가 깔려 있지요. 따라서 진화론은 그 탄생부터 이미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양 분야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줄 씨앗을 내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적자생존의 원리는 자연선택 또는 자연도태의 원리라고도 불립니다. 잘 알다시피 이 원리는 자연계에 펼쳐진 생존경쟁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춘 개체가 번성하여 이후의 자연적 변화 과정을 주도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원리는 동물이나 식물의 한 가지 종 안에도 여러 가지 변이종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해야 합니다. 즉 자연계에서는 끊임없이 수많은 변이종이 출현하며 그 가운데 생존환경에 가장 적합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다윈의 시대에는 ‘유전자’의 개념을 몰랐기에 변이종의 출현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멘델이 유전자의 개념을 제창하고 드브리스가 돌연변이설을 내세웠으며, 마침내 1953년에 DNA가 유전자의 본체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그리하여 현대의 진화론은 기본적으로 ‘돌연변이설’과 ‘자연선택의 원리’라는 양대 기둥 위에 구축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진화론의 변화 과정을 진화론 자체의 용어를 빌려서 표현한다면 ‘진화론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화론이 이런 식의 진화를 한 것은 처음 발표했던 모습 그대로의 진화론에는 많은 결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에 말한 변이의 출현 메커니즘은 원초적 허점 가운데 하나이며 이 밖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지금도 진화 과정 중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어쩌면 인간이 영위하는 대부분의 학문이 그렇듯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사라질 때까지 진정한 진화론은 다 완성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요.

<개념 잡는 비주얼 진화책>은 이처럼 방대한 진화론의 세계를 간결하고도 흥미롭게 전해줍니다. 앞서 말했듯 진화는 생물학을 넘어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므로 우리는 진화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유래와 현황과 앞날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마음으로 차분히 음미하며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본문에서 인상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나요?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영택 A ∥ 뭐니뭐니 해도 양자역학의 핵심 중의 핵심은 코펜하겐 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반대의 두가지 성질이 동시에 확률적으로 공존한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 양자역학의 토대가 되는 이론이지만 여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고중숙 A ∥ 인상적인 한 대목은 진화와 멸종의 관계입니다. 만약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출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공룡은 2억 년에 걸쳐 지구를 지배했는데, 그때까지 출현했던 생물들 중 최고의 생존 능력을 갖추었기에 이런 장기 집권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멸종한 다음에 그 공백을 기회로 삼아 포유류가 번성하고 인류도 출현하게 되었지요. 이처럼 흔히 진화의 반대로 여겨지는 멸종이 오히려 새로운 진화의 계기가 된다는 점은 인류의 미래와 관련해서 생각해볼 때 사뭇 시사적입니다. 이 밖에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진화론이 다양하게 해석 및 전개되며, 이런 내용들이 이 책의 흥미를 더욱 돋워준다고 생각합니다.

전대호 A 뇌과학책에서는 의식을 논하는 부분, 특히 의식의 신경 상관항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무래도 과학과 철학이 만나는 지점이니까요.



Q  번역 과정에서 힘든 점, 또는 재미있었던 일은 없으셨나요? 단행본 작업 과정에서 특히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나요?
전영택 A ∥ 양자역학은 대학시절 흥미롭게 공부한 과목이라서 번역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폭넓게 양자역학을 접해본 적은 없던 터라서 번역에 또다른 재미를 느꼈습니다. 다만, 지면이 한정되어 있어서 각 주제들을 포괄하면서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담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내용을 보충하거나 명료하게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전대호 A ∥ 압축된 정보가 낯설 때가 많아서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덕분에 뇌과학 전반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고중숙 A ∥ 특별한 애로 사항은 없었습니다. 책이 일반 독자들에 대한 교양 도서이지만 유익한 내용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깊이 반영되어서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가능한 한 정확한 내용이 전달되면서도 우리말로 옮겼을 때의 어색함이 없도록 유의했습니다.



Q  독자들이 어떤 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인사 겸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영택 A ∥ 이 책은 그야말로 양자역학의 A부터 Z까지를 소개하는 개론서라 할 수 있습니다. 비전공자인 독자들께는 신선한 충격이자 새로운 사고의 지평을 열어주는 동시에 미래세계에서 양자역학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공자인 독자들께는 잠시 깊은 전공의 우물에서 벗어나 양자역학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모쪼록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께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일어난 물리학 혁명의 진기한 세상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탐방의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대호 A ∥ 청소년과 일반 독자뿐 아니라 인문학자, 심리학자, 의료계 종사자에게도 권합니다. 수준이 꽤 높은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중숙 A ∥ 진화론의 핵심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생물은 모두 같지 않으므로 ‘변이’가 있고, 이게 ‘적자생존’을 통해 진화를 이룬다”는 게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다양한 환경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모습은 놀랍도록 현란합니다. 게다가 생물학을 떠나 다른 분야들에 미친 영향도 광범하지요. 따라서 진화론은 누구나 숙지해야 할 공통 교양의 지식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근본 핵심을 잘 새기면서 그 귀결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는 자세로 접근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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