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세상을 움직이는 네 글자>를 쓴 김준연 교수 인터뷰
등록일 :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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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4년에 펴낸 『중국, 당시의 나라』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당시 번역작업 등 꾸준히 책들을 출간하셨고요.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A  <중국, 당시의 나라>는 과분한 관심을 받아 일간지와 TV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당시 전문가’로 널리 인정받게 된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최근에는 당시 관련 번역서를 몇 권 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당나라 시인인 이상은(李商隱)의 시를 완역해 출간한 것이 뜻깊은 일인데, 이 책이 올해 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어 기쁨이 배가되었습니다.


Q  『세상을 움직이는 네 글자』는 사자성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는 등의 행사를 보면서, 네 글자 한자가 가진 상징적인 의미가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 삶에서 사자성어는 어떤 의미들이 있을까요?

A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견해와 목표를 가지고 있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 다양성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나 원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일을 두고는 사람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같은 말을 하기도 하니까요. 사자성어는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말로서, 세상은 으레 그렇게 돌아가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기에 한번쯤 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Q  이 책에서는 ‘지혜로운 삶’ ‘부지런한 삶’ ‘함께하는 삶’ ‘돌아보는 삶’ ‘여유로운 삶’ 이렇게 다섯 부로 나누어 사자성어 50개를 담았습니다. 사자성어 관련하여 저자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에 해당 사자성어의 출전이라 할 수 있는 고전원문까지 실은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섯 부로 나눈 까닭이 있는지요?

A  이 책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라디오 프로그램의 방송용 원고를 추려 모은 것입니다. 일반 청취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우리의 삶과 밀접한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는데요, 몇 년에 걸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결국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 지혜, 근면, 공생, 반성, 여유 등으로 집약된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리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기획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Q  각 사자성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집필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는지요? 신문이나 방송 등 사자성어와 연결지을 만한 소재들을 부지런히 찾으셨을 것 같은데요.

A  매주 시사적인 이슈 하나를 찾아서 그것의 의미를 사자성어를 통해 풀어보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여러 일간지를 꼼꼼이 읽으면서 이야기의 소재를 스크랩하고, 다시 그 이야기를 어느 사자성어와 연결지어 설명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작업이 반복되었습니다. 또 사자성어의 출전이 되는 고전의 원문과 주석서까지 살펴야 해서 얼마간 고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Q  비교적 널리 알려진 사자성어를 소개하는 내용에도 더러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조금씩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책에서는 어떤 사자성어들이 해당될까요?

A  사자성어는 본래 그 말이 유래한 출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언중(言衆)이 쓰는 언어의 일부가 되면 출전 그대로를 반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읍참마속’은 공적인 일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배제한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역사서에 보이는 제갈량과 마속의 일화는 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또 ‘한우충동’도 현재는 단순히 책이 많은 것을 가리킵니다만, 본래는 저마다 다른 주장을 담은 책이 난립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책에서 출전의 원문을 덧붙인 것도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여 사자성어를 음미하고 활용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Q  평소 아끼는 사자성어가 있으신지요? 그 까닭이 궁금합니다.

A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여럿 있습니다만, 굳이 하나만 들자면 이 책에서도 소개한 ‘세한송백’입니다. 널리 알려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바로 이 사자성어의 의미를 잘 말해 줍니다. 날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인데요, 어려운 역경이 닥쳐와도 지조를 굽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제 자호인 ‘백림(柏林)’도 상당 부분 ‘세한송백’의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Q  앞으로 또 어떤 글들을 쓰실 계획이신지요?

A  제가 주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분야는 당시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당시와 관련한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이 제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봐야겠지요. 또 한편으로 당시 외에도 중국 고전을 일반 대중들이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글도 써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을 때 함께 생각하면 좋을 점들을 말씀해주세요.

A  사자성어는 단순히 옛 이야기를 네 글자로 압축한 말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다수의 사자성어는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그 의미가 수없이 되새겨진 것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사자성어가 ‘세상을 움직인다’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삶의 의미가 녹아든 네 글자의 경구, 이것이 사자성어의 정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사자성어 하나마다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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