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읽는 책 한쪽┃<나무가 좋아지는 나무책> 박효섭 지음


봄에 빛나는 꽃


생강나무


녹나무과, 생강 냄새가 나는 나무


- 잎이 지는 중간키나무, 잎: 하트 모양

- 꽃: 암수딴그루, 노란색, 3~4월

- 열매: 자줏빛 도는 검은색, 둥근 모양, 9월



먼 산에 눈과 얼음이 아직 녹지 않은 이른 봄이면 숲속에서 노란 생강나무 꽃이 피어요. 생강나무 꽃과 산수유 꽃은 모두 색이 노랗고 모양이 비슷해 헛갈리기가 쉽지요. 생강나무 꽃은 꽃자루가 보이지 않게 줄기에 뭉쳐서 달려요. 하지만 산수유 꽃은 꽃자루의 길이가 길고 우산살처럼 퍼져 있어요. 게다가 나무껍질이 너덜너덜 붙어 있지요. 흔히 마을 부근에 피어 있으면 산수유 꽃, 숲속에서 피어 있으면 생강나무 꽃으로 볼 수 있어요.


생강나무는 잎을 비비거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 냄새가 나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옛날 생강이 귀하던 시절에는 생강나무 잎을 생강 대신 사용했을 정도예요. 우리 조상들은 생강나무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들고 띄엄띄엄 피면 흉년이 든다고 보았어요. 황금처럼 노란 생강나무 꽃을 ‘금은보화’라고 생각했거든요.


생강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 피지요. 생강나무 꽃은 향기가 진해요. 꽃잎 깊숙이 여러 개의 꿀주머니를 숨겨 놓았거든요. 가지에 작은 꽃 여러 송이가 옹기종기 착 붙어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지요.


꽃은 꽃가루받이를 통해 씨앗을 만들어요. 수술에 있는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닿는 것을 꽃가루받이라 해요. 생강나무 암꽃은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하얀 털이 소복이 난 꽃자루를 점점 크게 키워요. 노란 화피는 떨어지지 않고 점점 커가는 어린 열매를 감싸서 보호해요. 일찍 맺은 열매를 추위로부터 보호하려는 듯해요. 마치 어린 열매를 안전하게 지키는 보디가드 같아요. 열매 속에는 씨앗이 들어 있지요. 화피(花被)는 꽃잎과 꽃받침의 구분이 없이 합쳐진 것으로 수술과 암술을 보호하는 기관을 말해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해요. 추위에 얼까 봐 털옷을 입고 나오는 새잎은 예쁜 강아지 귀같이 귀여운 모습이지요. 한 나무에 두 종류의 잎 모양이 있어요. 하나는 하트 모양이에요. 다른 하나는 윗부분이 크고 둥글게 셋으로 갈라진 하트 모양이지요. 윗부분이 셋으로 갈라진 큰 잎은 가지 위쪽에 놓고 심장 모양의 작은 잎은 주로 가지 밑쪽에 매달아 두었어요. 조금이라도 더 햇빛을 많이 모으려는 생강나무의 마음이 느껴지지 않나요? 갈라진 잎은 잎 면적을 넓혀 햇빛을 더 많이 받고 조금이라도 빗방울이 잎에서 빨리 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라고 불렀어요. 중부 이북 지방은 날씨가 추워서 동백나무가 자라지 못해요. 그래서 유명한 동백기름 대신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썼대요.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노란 동백꽃’은 사실 생강나무 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