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삶의 기술
깨어있는 시민의 삶을 선택하기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깨어 있는 시민의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시민이란,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자유와 권리를 인식하고 공동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존재를 뜻합니다. 그러한 시민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하고 냉소한다면,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나’는 자신의 행복을 찾아 찾아가는 동시에 공동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깨어 있는 민주시민의 삶을 살고자 뜻을 세울 때, 우리는 비로소 민주주의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기
또한 인간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자기 이익만 추구하려다 보면 오히려 불행해지기 마련입니다. 남을 이기려는 경쟁과 물질적 가치만을 우선시하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약자를 배려하는 것은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덕목입니다.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타인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경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존재 자체를 존중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세상 가장 연약한 존재의 목소리들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정의로운 민주주의 사회는 가능해질 것입니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창조적으로 논쟁하기
그렇다면 진정한 소통을 이룰 수 있을까요? 우리는 논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논쟁은 우리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만들고, 새로운 선택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나 가치들을 공유함으로써 공동체가 더 단단해지도록 이끕니다. 변화를 위해 다름과 불편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나눔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 사이에서 중재하고 협상하기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표현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중재가 필요합니다. 갈등 상황에서 우리의 대화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재는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 모두 스스로 충분히 표현할 기회를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중재는 단순히 갈등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당사자들이 이전과는 다른 지평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끕니다. 서로 대립하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공통점은 존재합니다. 그 공통의 영역을 발견하고 넓혀갈 때, 우리는 타협의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소통을 포기하지 않고 상대와 끝까지 진지하게 협상에 임한다면, 그 합의는 오래도록 지켜질 것입니다. 이것은 내 의사에 대한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다름에 대한 포용과 이해를 뜻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된 신뢰를 통해 미래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또 다른 해결을 위한 공동의 장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협상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앞으로도 더욱 능동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것입니다.
더 좋은 공동체의 모습을 함께 상상하기
좋은 사회란 어떤 모습일지 끊임없이 상상해봅시다.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지금의 지배 구조가 정의한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정치적 상상력을 통해 지금과는 다른 사회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늘 새로운 사회를 향한 상상과 그를 실현하고자 하는 용기를 통해 진보해왔습니다. 정치적 상상력은 공동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결정에 참여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정치의 시작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꼭 이루고 싶은 가치를 그려보고, 그 비전이 실현된 사회의 모습도 상상해봅시다. 이상을 간직하는 한 우리는 현실에 갇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적 대화의 장에 참여하기
그리고 꿈꾸는 이상을 위해, 시민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사유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끝없이 질문하고 논의해야 합니다. 공적인 대화의 장은 이제껏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변화를 향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도 함께할 가능성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공적 대화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장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공적인 대화를 시작해봅시다. 이 과정은 느리게 자라나지만 흔들리지 않는 나무의 뿌리와 같은 공동체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결정하기
나아가 민주시민으로서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적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공적 판단이란 공동의 문제에 대해 서로의 대안을 비교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올바른 것인지 함께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는 공동선에 도달하기 위한 결정적 단계입니다.
그러나 만일 시민들이 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방향을 잃거나, 소수의 권력가들이 원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좋은 공적 판단은 우리 사회에 명백히 드리워진 불의를 걷어내고, 정의를 향해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공동의 문제에 대해 함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 사회의 주인으로서 당연한 책임입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축하와 감사하기
그렇게 목표에 도달하거나 승리했을 때, 우리는 축하와 감사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성공하진 않으며, 예상했던 결과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시간은 인내와 좌절의 반복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순간에도 우리에겐 축하와 감사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믿고 있는 바를 위해 다른 이들과 함께 투쟁하는 것, 시민들에겐 그 자체가 이미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달려왔는지, 지금부터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면밀하게 살피되, 함께 하는 사람들과 충분한 기쁨을 나눠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를 둘러싼 연대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우리 자신은 한층 더 성장할 것입니다.
더 나은 실천을 위해 반성과 성찰하기
앞으로도 민주주의의 기술을 더욱 잘 실천할 방법은 공적인 활동에 참여한 다음,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무엇이 계획대로 되었고 그렇지 않은지, 이 활동에 어떤 의미가 있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단순히 결과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속에서 배운 것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나은 행동은 무엇일지 깊게 탐구해 봅시다. 반성과 성찰은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용기를 나누기
민주주의의 완성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사회의 구성원 대다수가 도덕적인 시민으로 거듭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에 고통 받는 약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관심했던 방관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이 행동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주변 사람에게 지지와 인정을 받고, 함께한다는 느낌을 나눌 때 사람들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끝까지 정의의 편에 남아 더욱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희망하기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민주주의는 나의 삶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 세계를 변화시키겠다는 원대한 꿈과 희망의 기획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실천으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공감과 협력, 평등과 공정함에 대한 깊은 갈망에 용기를 불어넣어 삶 자체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 봅시다. 희망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관념이 아니라 변화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즉, 희망이란 끊임없이 공동의 문제에 함께 참여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살아있는 민주시민 그 자체인 것입니다. 희망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은 살아있는 자의 의무이자 특권입니다.
-<Doing Democracy> 중에서
*인디고 서원의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는 4월 20일경에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Yorum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