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읽는 책 한쪽│수학이 보이는 가우디 건축 여행


가우디의 건축물은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입니다. 그의 건축물 중 무려 일곱 작품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돼 있을 만큼, 가우디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남긴 20세기의 위대한 건축가입니다.


가우디와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 거리를 거닐고 건축물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예술 속에 숨은 수학을 만나볼까요? 구엘 공원의 파도처럼 춤추는 의자에 앉아, 자연의 패턴을 품은 조각과 다양한 아치 구조를 감상하며, 햇빛이 스며드는 밀라 주택의 타원형 안뜰에서 오감으로 수학을 체험해봐요. 자연과 신을 사랑한 가우디의 삶은 물론 도형을 다루는 기하학에 한걸음 가까워질 거예요. 수학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일상 곳곳에 살아 있으니까요!

바트요 주택

M 이 건물이 바로 바트요 주택이군요.

G 말해주지 않아도 한눈에 알아보는구나.

M 그럼요. 주변 건물들하고 분위기 자체가 다르잖아요. 문에서부터 창문, 발코니 같은 것들이 전부 구불구불하고 둥글둥글한 게 마치…

G 마치 뭐 같으냐?

M 출렁이는 바다 같기도 하고, 뼈만 남은 해골 같기도 하고… 글쎄요? 어떻게 상상하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 거 같은데요?

G 원래 예술 작품이란 작가의 의도보다 보는 사람의 해석이 중요한 법이잖니. (중략)

마르코와 가우디 선생님은 바트요 주택 1층을 잠시 둘러본 다음 2층 거실로 올라간다.

자연의 선, 로그 나선과 아르키메데스 나선


M 어떤 살아 있는 생명체 안에 제가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창문도 난간도 벽과 기둥도 모두 살아 움직이는 거 같구요.

어! 천장 좀 보세요.

G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며) 허허~

하긴 천장을 놓치면 안 되지.

M 가운데 등을 중심으로 천장이 회오리치며 돌아가고 있는데요?

저런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디서 얻으신 거예요?

G 잘 생각해보렴. 너도 어디선가 저런 모양의 나선을 본 적이 있을 거다.

M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가) 음…

어릴 때 시골에서 봤던 고사리랑 달팽이, 그리고 바닷가에서 주웠던 소라껍데기에도 저런 비슷한 나선이 있었어요.

아! 그리고 태풍이나 우주의 모양도 나선이었던 거 같아요.

G 많이 알고 있구나. 그런데 네가 방금 말한 나선들이 모두 같은 종류의 모양은 아닌 거 같구나.

M 나선에도 종류가 있어요?

G 그럼.

M 어떤 종류가 있는데요?

G 사실 자연에서 발견되는 나선을 수학적인 기준으로 정확하게 나누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겠구나.

그래도 편의상 분류를 하자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단다. 하나는 로그 나선이고 또 하나는 아르키메데스 나선이지.

(주머니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며) 그림으로 그리면 이렇게 되겠구나.

M 로그 나선은 폭이 점점 커지면서 돌아가네요. 아르키메데스 나선은 일정한 폭으로 돌아가구요.

G 그렇지.

M 그럼 제가 말한 고사리, 달팽이, 소라껍데기, 태풍, 우주도 저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는 건데… 혹시 고사리만 빼고 다 같은 종류의 나선인가요?

G 글쎄다. 고사리는 무슨 나선인 거 같으냐?

M 아르키메데스 나선에 가까워요. 다른 것들은 로그 나선인 거 같구요.

G 그렇지? 실제로 자연에서 발견되는 나선들 중에는 로그 나선이 많단다.

M 왜 그럴까요?

G 안에서 밖으로 두 나선을 그린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아르키메데스 나선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커지겠지? 로그 나선은 간격이 점점 벌어지면서 커지고 말이다.

M 그렇죠.

G 이번엔 거꾸로 바깥에서 안쪽으로 나선을 그려보자꾸나. 그러면 어떻게 되겠니?

M 어떻게 되긴요? 아까랑 반대가 되겠죠.

G 여기서, 아까랑 달라지는 게 있단다.

M 뭐가 달라져요?

G 아르키메데스 나선은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그릴 수 없게 된단다. 일정한 간격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면 멈추는 거지.

M 아~ 그렇겠네요. 그럼 로그 나선은요?

G 로그 나선은 계속해서 그릴 수 있단다. 나선의 크기가 일정한 비율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무한히 그릴 수 있거든.

M 비슷해 보이는데 아주 큰 차이가 있네요.

그럼 자연은 그 무한하다는 성질 때문에 로그 나선을 더 좋아하는 건가요?

G 글쎄다. 자연은 말이 없으니 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는 없겠지.

세제곱에 비례하는 달팽이의 성장 원리

M 흠… 달팽이는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로그 나선의 비밀을요.

G 과연 그럴까? 내 생각엔 달팽이도 모르고 만들었을 것 같은데?

M 달팽이 껍질이 로그 나선처럼 자라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잖아요. 말이 안 통해서 그렇지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G 그냥 자연스럽게 자라다 보니 로그 나선이 된 게 아닐까?

M 자연스럽게 자란다? 그 말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성장한다는 거겠죠?

G 그렇지. 자연은 항상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니까 말이다.

M 달팽이가 자라면서 몸이 커지고, 또 그 몸에 맞춰서 껍질을 늘리고… (손으로 턱을 괴고 있다가) 그런데 선생님! 달팽이 몸은 어떻게 커질까요?

G 어떻게 커지냐니 그게 무슨 말이냐?

M 그러니까 저를 예로 들면, 어릴 때 키 1센티미터 자라는 거하고 지금 1센티미터 자라는 게 다르잖아요.

어릴 때는 키가 1센티미터 자라도 몸무게가 크게 안 늘었는데, 지금은 1센티미터만 자라도 몸무게가 부쩍 늘어나거든요.

G 성장하면서 몸무게나 부피가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한 거로구나.

M 네! 바로 그거예요.

G 동물의 성장은 부피와 무게의 변화를 동반하지.

만약 같은 모습으로 커진다고 하면 몸의 부피나 무게는 세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난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구나.

M 아~ 『걸리버 여행기』라는 책에서도 본 거 같아요.

소인국 사람들이 걸리버에게 옷과 음식을 주는데, 걸리버 키가 12배라서 옷은 12의 제곱, 음식은 12의 세제곱만큼 필요했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G 그래. 그걸 떠올리면 쉽겠구나.

M 결국 달팽이는 성장할 때 몸의 부피가 세제곱에 비례해서 늘어나니까 그에 맞춰서 껍데기를 점점 크게 만들었던 거군요.

G 그렇게 만들다 보니 로그 나선이 된 것이고 말이다.

M 오~ 정말 놀라운 발견인데요?

선생님 말씀처럼 자연은 정말 위대한 거 같아요.

G 허허허~ 저녁에 집에 가면 로그 나선을 어떻게 그릴 수 있는지도 한번 알아보거라.


*『수학이 보이는 가우디 건축 여행』은 12월 중순에 독자 여러분에게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