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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읽는 책 한쪽 | 약자의 결단


강하단 지음


평범하면서 착한 사람들의 인생을 생각해본다. 선생님 말씀 잘 듣는 학생, 시키는 일 잘하는 직장인, 정부 정책을 잘 따르는 국민,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인간이 있는데, 모두 착한 사람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들을 다르게 표현해보자. 정답 있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학교 시험에서 경쟁하고 결국은 서울대에 입학하는 학생, 부모님과 가족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대기업에 취업하여 동료보다 빨리 승진하고 높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 코로나 팬데믹 재난, 경제 위기, 에너지 위기, 기후위기, 인구절벽 위기 극복을 위해 힘쓰는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따르고 주위 동료까지 설득하는 국민, 똘똘한 아파트와 안전한 연금 그리고 국가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시민이 곧 모범의 전형이다.


그런데 이런 모범을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다루기 쉬워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학생, 지불한 임금 이상으로 부려먹기 쉬운 직장인, 말을 잘 들어 조종하기 용이한 국민, 특별히 복지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어르신일 수 있다. 열심히, 착하게 사는 모범인이 받는 성적표가 고작 이것인가 싶다.


모범학생 뒤에는 일류학교와 스타강사가 있다. 모범직장인 뒤에는 초일류기업이 있고, 모범국민 뒤에는 정부와 정치영웅이 있다. 모범적인 팬클럽, 유튜브 시청자 뒤에는 셀럽과 인기 방송인이 있다. 모범에 반대하는 개인과 단체가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모범에 반대하는 또 다른 모범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모범적으로 사는 사회는 소수의 스타, 일류, 영웅, 셀럽을 만들게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


모범의 반대 개념은 ‘대중’이다. 이 책에서 시종일관 국민과 대중을 구별해서 사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은 국가와 정부의 정책 대상이지만 대중은 소통하는 존재이다. 권력을 만들지 않으려면 또 다른 모범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되어 소통하는 길밖에는 없다.


왜 모범국민이 되지 않아야 하는지, 모범국민이 어떻게 이용당하는지와 모범국민이 되지 않는 길을 이 책에서 얘기하고 싶었다. 모범을 칭찬하는 권력이 있다. 권력에 저항하며 새로운 모범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권력이란 보수와 이를 비판하는 진보라는 이름의 모범 모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벗어나려 거리를 두니, 거리를 두고 자석이 작동하여 조절하는 새로운 권력들이 또 다른 모범을 만들었다. 그래서 초월한다는 ‘메타’ 개념을 통해 살 맞대며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내야만 했다. 그것이 하나의 세상, 한 공간 속 다중세계 개념이었다.

―‘에필로그’ 중


** 과학 뒤에 숨은 권력을 향한 디지털세대의 선언,

『약자의 결단』이 12월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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