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읽는 책 한쪽│잠이 부족한 당신에게 뇌과학을 처방합니다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건 게으른 탓?


아침에 일어나는 게 유독 힘든 사람이 있다. 전날 밤 잠자리에 든 시간이 늦을수록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더 힘든 것은 맞지만, 꼭 늦게 잤기 때문에 힘든 것만은 아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도 어떤 사람들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한다.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잠에서 깨어나는 시각에 대한 생체 리듬이 늦은 시각으로 형성되었다거나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라고 보아 넘기자니 게으른 잠꾸러기로 치부하는 것 같아서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사실 나도 남부럽지 않게 아침에 못 일어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하나의 증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의사가 정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질병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디자니아(Dysania)’라는 영어 명칭까지 있다(아쉽게도 한글 명칭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잠이 부족하거나 평소보다 더 졸린 상태라기보다, 정말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어려운 증상을 가리킨다. 물론 한두 번은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겠지만, 디자니아는 만성적으로 거의 항상 이런 느낌을 가진다. 이 증상을 가지는 사람들은 침대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끼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기까지 한다.

이 증상은 이 자체로 질병이라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보통 우울증이나 만성 피로, 수면 부족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질병이 아닌 만큼 특별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다만 증상이 심각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원인을 찾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반면 아침에 항상 일찍 깨어나는 사람도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벽같이 눈이 뜨이는 ‘초(超) 아침형 인간’ 역시 습관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한다. 아무리 늦게 잠자리에 들어도, 또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새벽같이 눈이 뜨이는 사람들은 유전자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생체 시계가 사회적으로 활동이 많은 시간대와 잘 맞지 않는 저녁형 인간의 경우, 사회적 시차(Social Jetlag)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 뇌를 비롯한 몸은 아직 깨어 있지 않은데 사회적으로는 깨어 있어야 해서, 마치 시차 적응을 못 한 상태처럼 되는 것이다. 저녁형 인간은 아침에 일 찍 일어나도 계속해서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몸이 깨어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활동을 해야 한다면 스트레스나 불안감의 정도도 커질 수 있다.


저녁형 인간이라도 부지런하고 능률 있게 사는 사람이 많다.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 거트루드 스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물론, 미국의 온라인 미디어 CEO 조나 페레티, 아론 레비 등이 유명한 저녁형 인간이다. 그렇다면 왜 누구는 아침형 인간이 되고 누구는 저녁형 인간이 된 걸까? 이를 결정하는 데는 유전적인 영향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특정한 유전자 하나가 생활 습관이나 생체 리듬을 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따라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모두 자신의 뇌가 더 깨어 있는 시간에 활동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