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읽는 책 한쪽┃함께 살아가는 삶을 위하여! <나는 사회인으로 산다>


‘새내기 사회인’이나 ‘사회인 야구’, ‘사회인의 덕목’ 같은 말을 자주 듣는다. 합창대회에는 ‘사회인부’가 따로 있고, 일본의 도서관 열람실에는 ‘사회인석’이라는 것도 있다. 도대체 사회인이란 무엇일까? 사회인이라는 말은 아마도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자립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각별히 의식되지 않을까?반대로, 정년퇴직해서 일터를 떠나 사회 속의 개인으로 돌아와 생활할 때 또 다른 의미에서 새삼 의식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사회인이 되는 첫걸음인 취직 자체가 어려운 시대다. 안정된 직장에 취업한 사람은 60%도 채 안 된다는 통계도 있다. 그렇다면 취직을 못한 사람은 사회인이 아닌가?실업자나 정년퇴직한 사람, 주부, 고령자, 장애인은 사회인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지 않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함께 사회를 만들어가는 동료로서,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모두 사회인이다. 우리는 개인인 동시에 사회인이며,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자연인이기도 하다. 이 세 가지는 어느 것 하나 떼어놓을 수 없는 일체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요소다. 이 세 가지가 치우치지 않고 한데 엮여서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지탱할 때 아마도 우리는 풍요로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의식하든 안 하든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실제로 개인이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는 그 사회의 모습에 크게 좌우된다. 오늘날 일본 사회는 지연・혈연이 약해지고,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혼자 사는 가구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회사원으로서의 인간관계도 맺을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40%에 육박한다. 말 그대로 개인화 사회다. 만약 뜻밖의 사고를 당했을 때 사회의 도움이 없다면, 살아남는 것도 인생의 재기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를 만든 것이야말로 우리 개인들이다. 특히 민주주의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자유 속에 단단히 발 딛고 선 개인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이며, 같은 인간으로서 유대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인으로서의 연대의식이다.


자본주의사회는 자신의 생활과 인생계획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개인적 욕망, 그중에서도 특히 소득에 관심과 노력을 집중시킨다. 자기책임과 경쟁을 기본 가치로 하는 시장경제사회는 표면적으로는 경제와 개인의 행동을 활성화하지만, 그 반면에 협동으로 사회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인간적인 상호부조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게 만든다.


설령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국민소득 총액을 효율적으로 늘렸다 하더라도, 격차格差사회가 확대되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는 희망조차도 말할 수 없는 사회가 된다. 개인의 만족을 전부 합한 것이 결과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합성合成의 오류’*라는 사회현상이다. 예컨대 자동차의 대중화는 개인에게는 편리하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대중교통을 약화시키고 도로혼잡을 일으키며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더 나아가 운동부족이라는 개인의 건강까지 생각하면 그것이 꼭 사회 전체의 복지에 공헌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업이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윤을 올리는 데는 알맞을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는 사회의 붕괴를 초래할 만큼 커다란 손실을 낳는다. 또 부지런히 채소를 재배하던 농가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해서 애써 기른 농산물을 폐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개인의 영역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와의 관계, 미래와의 관계 속에서만 판단할 수 있으며 살아가는 의미와 목적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자유경쟁 자본주의사회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그 수면 아래서 경쟁과는 반대되는 무상無償의 협력과 상호부조, 생태적 활동이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한다는 사실을 곧잘 잊어버린다. 오히려대가없는 사회공헌이나 상호부조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의 본성에서 유래하는 행위여서 구태여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행위로 간주된다. 그래서 특별히 의식되는 일 없이 언제나, 말하자면 동면冬眠상태에 있다. 그러다 그것은 재해나 원자력 발전소原電 사고처럼 사회적으로 엄청난 문제가 터져야 비로소 무대 위로 등장하여 우리가 사회인으로서 관계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그제야 서로 돕는 인간관계야말로 기쁨과 보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그런 기쁨을 실증이나 하듯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가 건강과 장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사회학자나 지자체가 실시한 동일연령층cohort조사는 그렇게 보고하고 있다.


사회는 역사가 축적해온, 국경을 넘어선 지혜와 경험의 보고寶庫다. 거기서 뭔가를 얻고, 또 거기에 뭔가를 보태지 않는다면 과연 무슨 삶의 의미가 있을까? 사회에 도움을 받는 동시에 사회를 더 좋게 바꿔가는 사회인의 생활방식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고 싶다.



* 이 책은 3월 말에 독자 여러분께 선보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