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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읽는 책 한쪽┃50+세대를 위한 '행복한 이모작 학교' 시리즈 1차분 출간!


1. <그림책과 함께하는 내 인생의 키워드 10>  유 경 지음


인문학 공부며 새로운 기술 익히기, 일자리와 일거리를 위한 고민, 공동체 꾸리기 등 ‘50+세대’의 뜨겁기만 한 분위기 속에서 저는 조금은 조용한 듯 느긋하고 때론 지루하리만큼 느리게 가는 시간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잠시 쉬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림책을 함께 읽다보면 어느새 굳어져버린 우리의 마음을 조금씩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러면서 살아온 인생을 중간점검하고 남은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노인복지 현장에서 어르신들께 배운 것을 바탕으로 ‘50+세대’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굵직굵직한 인생 경험들을 열 가지 키워드로 뽑고, 그에 적합한 그림책을 골라 함께 보며 읽고 경험과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50+세대’의 그림책에 대한 감수성은 어린이들이나 젊은 사람들과는 다른 색깔과 결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린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도 하고, 삶의 나이테 없이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눈물과 뭉클함과 가슴 떨림이 그림책 사이사이로 스며들곤 합니다.


나이 오십이 넘어 인생의 언덕 하나를 또 다시 넘고 있는 분들이 그림책을 통해 지나온 날들을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여 끌어안고, 앞에 남아 있는 생을 새롭게 디자인할 때 이 책이 작은 이정표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인생의 키워드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경험이 손주들을 포함한 아랫세대와 의 소통과 교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50+세대’와 함께하는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면서 홀로 계신 친정어머니께 그림책을 들고 가 보여드리며 함께 읽곤 했는데, 한 달 전쯤 어머니는 노인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기셨습니다. 시니어 그림책 수업의 첫 학생이 되어주셨던 어머니께 이 책을 바칩니다. 




2.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강현숙 지음

심리학은 과연 뭘까요? 심리학(心理學)이란 한자를 풀어보면 마음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인데, 마음이 눈에 보이나요? 당연히 보이지 않지요. 그럼 마음은 무엇으로 드러날까요? 바로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심리학을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런데 이런 정의는 너무 광범위하고 또 추상적이지요. 그래서 제가 심리학에 대해 공부한다는 것을 어떻게 비유해서 말씀 드리면 좋을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심리학 공부는 마치 여행을 먼저 갔다 온 사람이 앞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인도여행을 가려고 준비하는 사람이 인도여행을 하고 온 사람의 여행 이야기를 듣고 나면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심리학 공부를 하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심리학은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사람들이 삶 속에서 경험한 내용을 결국 이론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심리학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제가 여기서 강의를 하다 보면 어르신들이 “난 그거 아이 다섯 명 키우면서 진작 깨달았지”, “내가 알고 있고 또 별것 아닌 것이 중요한 심리학 이론이라고?”라는 생각을 하시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참 우여곡절도 많았고 산 넘어 산이었고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좌절할 때도 있었고 기쁜 일도 있었고 여러 가지 희로애락을 다 경험하였습니다. 자아통합은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래 이만하면 잘 살아 온 거야”라고 나를 인정해주면서 나 자신의 삶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고 죽음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더욱이 내가 그동안 실패했던 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또 나를 비난하고 나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이렇게 잘 견디며 살아온 나를 위로하고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어르신들하고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세요. 나는 딱히 이룬 것도 하나 없고 그렇다고 벌어놓은 돈도 없다고. 그렇게 성취한 업적이라든지 가진 물질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로 받아들이자는 겁니다. 이렇게 귀한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열심히 살려고 애썼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것을 위로해주고 칭찬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바로 자아통합이라는 거죠.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나 자신과 화해를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쫌 앞서가는 가족-시니어 공동체주거를 생각한다>   김수동 지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형태는 바로 아파트입니다. 건축가 박철수는 그의 책 『아파트』에서 우리 사회를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참 공감이 가는 표현입니다. 아파트에 대해 겉으로는 이러쿵저러쿵 말들 하지만 속으로는 아파트를 욕망했습니다. 처음에는 주거의 편리성이 주된 동기였으나 어느새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재테크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 욕망이 대한민국을 아파트공화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아파트는 집의 모양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공동체, 즉 마을을 파괴하고 이웃을 멀어지게 하였습니다. 아파트만 사면 모두들 무엇에 홀린 듯이 집값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 어도 집값은 떨어지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부녀회, 입주자대표회의 등 모든 입주자 조직은 어느새 집값을 지키는 전사집단이 되었습니다. 강남과 강북, 아파트와 빌라, 큰 평수와 작은 평수, 분양과 임대, 집주인과 세입자… 끊임없이 등장하는 창조적인 기준들로 우리는 계급화되어 차별되고 구별되었습니다. 우리 동네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지만 무슨 일이든 집값이 오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고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라면 결사항전의 대상입니다. 나라에 뭔 일이 있는지 모르지만 내 마음은 집값이 오르면 평화요 내리면 지옥입니다.

이 평화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이제 점점 그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집이 있는 사람은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집이 없는 사람은 갈수록 소득은 줄어드는데 하염없이 오르기만 하는 미친 전월세 가격에 집을 줄이거나 점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을 떠돌며 어렵게 번 돈의 상당부분을 주거비에 소진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집’ 때문에 걱정입니다. (...)

중산층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가진 게 ‘집’밖에 없는 중장년 서민 중산층들이 서로 힘을 모아 공동체주택을 통해 각자도생을 넘어 공동체적 삶으로 전환한다면, 노후파산과 무연사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더불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의미있는 주거 대안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공동체주택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마련하거나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공동체주택 설립에 참여할 경우, 이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공동체가 파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공동체주택으로의 주거전환 고민과 경험을 담은 이 책이 인생 후반을 맞이하여 대안적 주거와 삶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공동체주택에 대한 이해를 돕고 성공적인 전환을 돕는 실용적인 지침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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