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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기록에 따르면 인간이 비누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도 훨씬 전의 일이었다. 기원전 600년 무렵 페니키아인들이 산양의 우지와 나무의 재를 이용해서 비누를 만들어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잿물을 이용한 비누는 페니키아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었다. 유럽에서는 동물의 기름에, 중국에서는 한해살이풀의 일종인 여뀌의 즙과 밀가루에 잿물을 섞어서 비누를 만들었다.


특히 로마인들은 잿물에 빤 옷을 썩은 오줌물에 넣고 다시 세척한 후 물에 헹구기도 했다. 오줌의 특정 성분이 표백제 역할을 한 듯하다. 현재와 같은 종류의 비누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초였고, 19세기 이후 위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비누의 사용이 보편화되었다. 비누의 발달 과정에서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비누가 여러 질병들, 예를 들어 독감의 치료제로 쓰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잿물에 여뀌의 즙과 밀가루를 넣어 만든 것을 사용했는데, 이것을 석감이라고 불렀다. 잿물 이외에 팥으로 만든 조두가 있었는데 이것은 고급 세정제로 신라 때부터 한말까지 사용되었다. 조두는 세정 및 미백 효과가 있어서 왕비도 이를 애용했다고 전한다. 조두를 만들 형편이 못 되는 집에서는 콩깍지 삶은 물을 사용하였고, 고운 쌀겨를 무명 주머니에 담아 문지르기도 하였다. 서양식 비누가 처음으로 우리 나라에 알려진 것은 네덜란드인 하멜에 의해서였으며, 본격적으로 이용된 것은 조선 말 개국 이후부터이다.




오늘의 문화를 바꾼 물건이야기 - 장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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