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을 마치며ㅣ제천간디학교 황석연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으로 책이 빛남을 배웠습니다

안녕하세요, 궁리출판에서 14주 간 인턴으로 있으면서 일을 배웠습니다. 제천간디학교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황석연이라고 합니다.

‘어떤 단체에 가서 뭘 배우고 싶은가?’ 인턴십이 다가오면 이 질문이 가장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렇게 전해 들었어요. 그래도 저는 방향을 일찍 정한 편이었습니다. 제가 배워보고 싶은 주제는 언론·출판으로 확고했어요. 자연히 언론사나 출판사에 가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일찌감치 준비해 수많은 단체들과 접촉했습니다.


개인무빙(인턴십 이전에도 고2 때 특정 단체에서 3주간 배우는 교육과정이 있습니다.) 때 그렇게 이리저리 깨지고도 이상하게 자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메일을 보내고 경우에 따라 전화까지 걸며 열심히 어필했지만 역시 마음대로 안 됐습니다. 몇 군데에서 거절당한 건지 세어보지도 못했어요. 초조했던 2월경에 감사하게도 궁리출판과 인연이 닿아 배움의 기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첫인상은 그냥 조용한 출판사 같았어요. 사무적인 공간, 출판사는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죠.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편집, 디자인, 제작, 마케팅 각 부서 선배들이 자신이 맡은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특히 주간님은 인턴십 커리큘럼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만들어 다양한 경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인간적으로도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책이 기획되고, 제작되고, 유통되는 과정은 놀랍습니다. 조명을 받지 못하는 곳에서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있기에 저자의 이름으로, 출판사의 이름으로 책이 빛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배웠습니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관심 없었던, 평생 읽을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책을 여러 권 읽었습니다. 완전히 생소한 주제도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 책들을 읽으며 시야가 넓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흥밋거리, 나중에 한번 깊이 배워 보면 좋을 것들이 늘어난 거죠. 편집자라는 직업의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일을 하면 할수록 내 세계가 넓어지고 똑똑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책 프로젝트’를 마련해주신 게 제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개성이 뚜렷하고 성향도 제각각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진로에 대해 진중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들으며 저 자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인턴십이었어요. 전부 여러분 덕분이고요. 감사합니다 :)


(14주간의 다양한 배움을 짧은 글 안에 다 담기가 생각보다 어렵네요. 인턴십을 마친 후 학교에서 진행한 ‘인턴십 보고서 발표회’에서 3개월간의 소중한 경험을 잘 정리해서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