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에서 만난 작가│『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를 펴낸 박동욱 저자 인터뷰



Q. 궁리 독자들과는 처음 만나시는데요. 첫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현재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에 재직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일평 조남권 선생님께 삶과 한문을 배웠습니다. 2001년 문예지 《라쁠륨》 가을호에서 현대시로 등단했습니다. 그간 30여 종의 책을 썼습니다. 지은 책으로 『기이한 나의 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편지』(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식색식언』 『북막일기』(공역) 『승사록, 조선 선비의 중국 강남 표류기』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선시대 가족에 관한 책을 연이어 집필했네요. 이번 책이 가족에 관한 책으로는 마침표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또다른 주제로 집필하고자 합니다.


Q. 이 책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에는 조선의 사대부들이 아내를 잃고 지은 ‘도망시(悼亡詩)’가 나옵니다. 조금은 생소한 이 도망시에 대해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예전에 다른 사람이 죽으면 만시(輓詩)를 썼습니다. 대상에 따라 자식이 죽었을 때 쓰는 곡자시(哭子詩), 친구가 죽었을 때 쓰는 도붕시(悼朋詩), 아내가 죽었을 때 쓰는 도망시(悼亡詩)로 나뉘어집니다. 오래전부터 이와 관련하여 많은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죽음’은 문학에서 매우 매력적인 테마임에 분명합니다. 조선시대는 평균 수명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았기 때문에, 본인이 장수할수록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게 될 확률은 높아졌어요. 그래서 여러 명의 가족을 상실(喪失)한 격통(激痛)을 여러 편의 시로 남기기도 했지요. 특히 도망시는 한 편 또는 여러 편으로 아내를 잃은 아픔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Q.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다산 정약용부터 번암 채제공, 미암 유희춘, 효전 심노숭에 이르기까지, 13명의 사대부가 등장하는데요. 이 인물들을 다루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조선시대 문인 중에 부인의 죽음에 대해 한두 편의 글을 남긴 경우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 아내에 대해 여러 편의 글을 남긴 문인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아내에 대한 정이 유독 깊었던 인물들이었어요. 한 명 두 명 사례를 모으다 보니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대개 가족에 대한 기록은 가족의 죽음을 대상으로 합니다. 책에서도 말했듯 ‘가족이란 가족의 죽음으로 기억하는 존재’입니다. 무엇도 할 수 있고 아무 때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Q. 본문에 ‘사랑도 가벼운 세상이 되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연애는 하더라도 결혼은 하지 않으려거나, 결혼했더라도 상대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나’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이혼이나 졸혼이 흔한 시대가 되었어요. 이러한 때에 이 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A. 부부 간에도 의리가 필요합니다. 나와 모든 것이 다 맞는 상대란 존재하지 않아요. 일정 부분은 적절히 포기하고 인정하며 사는 것도 필요합니다. 물론 이혼하는 당사자들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고,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혼은 본인만 걸린 문제가 아닌 부모와 자식까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문제입니다.


요즘은 본인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을 놓고 보았을 때 지나치게 개인의 행복을 우위에 두고 있습니다. 개인의 행복만을 지나치게 찾는 나머지 다른 가족을 불행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면,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대에게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끝까지 결혼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Q. 그동안 『아버지의 편지』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통해 조선의 아버지에 대해 다루신 적이 있는데요. 앞으로 한문학자로서 조명하고 싶은 인물이나 주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앞으로 제 전공에 관한 학술서를 2권 정도 내려고 합니다. 대중서로는 여러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조선의 개〉 〈책상 앞에 붙인 글: 조선의 좌우명〉 〈그 사람 마지막 한시: 절명시〉 등의 주제는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조선의 개〉는 개와 관련된 조선시대 문헌들을, 〈책상 앞에 붙인 글: 조선의 한시〉는 조선 선비들의 좌우명들을 모은 것입니다. 〈그 사람 마지막 한시: 절명시〉에서는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쓴 시인 절명시(絶命詩)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는 여러 테마의 한시들을 모은 책과 조선의 극한 직업을 소개하는 책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기획하고 있거나 자료를 모으고 있는 주제들이 여럿 있어서 하나씩 정리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