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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 | 『세상을 바꾼 사물의 과학1,2』를 쓴 최원석 저자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또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시면서 많은 과학책들을 쓰셨습니다. 『세상을 바꾼 사물의 과학』은 『과학은 놀이다』에 이어 펴내는 ‘플레이 사이언스(Play Science)’ 시리즈 두 번째 책인데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을 들려주세요.


A. 2020년 YTN 사이언스의 수선 예능 프로그램 〈고쳐듀오1〉에 출연한 이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학교도 옮기고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해서 1학기에는 글쓰기도 미뤄두고 잠시 쉬었습니다. 책 출간에 맞추어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유튜버인데요. 저술부터 강연, 방송 출연까지 교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습니다. 마지막 남은 것이 유튜버입니다. 그동안 모은 원고와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과 인문학’, ‘학교 교육’을 주제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Q. 이번 책은 두 권으로, 1권은 ‘창조와 혁명’, 2권은 ‘권력과 예술’ 두 주제로 나누어 쓰셨습니다. 이전에 다양한 사물들을 과학적인 시선에서 다룬 책들이 제법 나왔는데요. 이 책에서는 어떤 사물들을 다루고 있나요? 또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찾을 수 있을까요?


A. 제 책에서는 시계나 전등, 냉장고와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에서부터 망원경이나 현미경처럼 과학 연구에 사용되는 것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건뿐 아니라 진공이나 전기, 정보 등 사물을 탄생시킨 것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사물이나 물건에 관한 책은 많이 있습니다. 과학책도 있고 역사나 문화사와 관련된 책도 있지요. 하지만 그러한 책들은 과학이나 역사, 문화와 같은 특정 영역에 한정되어 기술되어 있습니다. 사물의 등장과 변화는 특정 영역에서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인간이 사물을 만드는 과정과 사물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도 함께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Q. 전작 『과학은 놀이다』에서는 ‘놀이’라는 콘셉트로 과학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과학’ 하는 기쁨을 경험하게 해주셨는데요. 이번 『세상을 바꾼 사물의 과학』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던 물건들이 우리 인간들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를 여러 맥락에서 소개해주셔서 흥미로웠습니다. 우리 삶의 패턴을 바꾼 대표적인 사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A. 바로 시계입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시간의 흐름을 인식한다는 겁니다.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면서 자연에서 자신을 분리해 문명을 만들 수 있었지요. 하지만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시계를 만들게 되자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에 얽매여 사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시계가 없었을 때는 하루나 1년과 같은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살았지만 정확한 시계를 가지게 되면서 분이나 초와 같이 세분된 시간 단위로 생활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갈수록 더욱 작은 시간 단위로 삶을 살게 될 텐데요. 그건 더욱 정밀한 시계가 등장하면서 우리의 삶을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과학 위인전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흔히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과학사의 어느 순간에 천재 과학자가 등장해 빠른 시간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랜 시간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더해져 지금의 다양한 사물들로 완성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책 외에도 이에 대해 더 읽을 만한 책이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A. 김명진 작가의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와 홍성욱 작가의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를 추천합니다. 과학이나 기술의 등장을 단편적인 사건으로 보지 않고 사회의 변화와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책들인데요. 제 책과 함께 보시면 과학-기술-사회의 연관성을 더욱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Q.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소재는 바로 챗GPT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실제로 사용을 좀 해보시는지요? 앞으로도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끝이 없겠지요? 우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A. 네. 저도 제가 쓴 글과 비교해보려고 챗GPT에 질문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활용하고 있습니다. 챗GPT는 짧은 시간에 주제를 요약하고 정리하거나 글을 쓰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제대로 된 질문만 던지면 참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녀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챗GPT나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 변화를 두렵게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모든 새로운 기술은 항상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냈고, 인공지능도 그러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됩니다. 저도 다음 책은 챗GPT의 도움을 받아서 써볼 계획입니다. 모든 사물과 기술은 인간 의지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면 됩니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플레이’하면 되는 겁니다.


Q. ‘플레이 사이언스’ 시리즈는 ‘세상 모든 것을 과학으로 플레이해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 어떤 주제들을 염두에 두고 계신지 계획을 들려주신다면요?


A. 아직 세상 모든 것을 과학으로 플레이해보지는 못했으니 새로운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과학은 놀이다』, 『세상을 바꾼 사물의 과학』이 1980-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이 바탕이 되었다면, 새롭게 준비 중인 책에서는 좀 더 디지털 감성에 가까운 것을 플레이해볼까 합니다. 예를 든다면 게임이나 K-pop, 만화나 웹툰 등이 될 것 같습니다. ‘플레이 사이언스’ 시리즈는 아니지만, 교육 관련 책도 준비 중입니다.


Q. 끝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과학은 놀이다』 이후 『세상을 바꾼 사물의 과학』이 나올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을 과학으로 플레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과학의 재미를 알고 함께 즐기는 그 날까지 ‘플레이 사이언스’는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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