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에서 만난 작가┃'둘리틀 박사의 모험' 컬러판 출간 기념 휴 로프팅 작가 가상 인터뷰


Q독자들에게 자기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A∥둘리틀 박사 시리즈를 쓴 휴 로프팅이라고 합니다. 1920년에 시리즈 첫 책인 『둘리틀 박사 이야기』가 나왔으니 벌써 100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군요. 마지막 권 『둘리틀 박사의 퍼들비 모험』은 1952년에 출간되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둘리틀 박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상도 못한 뜻밖의 일입니다. 그동안 <닥터 두리틀>이라는 제목의 영화도 두어 번 제작되었었는데, 2020년 1월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둘리틀 박사로 변신한 새로운 <닥터 두리틀>이 개봉한다고 들었습니다. 



Q이번에 나온 ‘둘리틀 박사의 모험’ 컬러판에 대해 잠깐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A∥원래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는 제가 이야기를 쓰는 틈틈이 펜으로 그린 단색 그림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그림들에 색을 입혀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작업자와 상의한 끝에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색연필로 제 그림에 색을 입혀보기로 했습니다. 열두 권 전체를 다 칠하지는 못했고,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둘리틀 박사 이야기』 『둘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 『둘리틀 박사의 우체국』 이렇게 세 권을 먼저 작업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Q‘둘리틀 박사’라는 인물을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지요?

A∥저는 영국에서 태어났고 어린시절부터 배를 타고 여러 곳을 여행하는 꿈을 자주 품곤 했습니다. 마침 1905년부터 MIT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할 기회가 생겼고, 이후에는 토목기사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고 영국 육군의 아일랜드 경비대 연대에 입대해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아이가 둘 있었는데, 편지를 쓸 때마다 아이들에게만은 전쟁의 참혹한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니 이왕이면 이 세상의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이곳 전쟁터에는 군인들뿐만 아니라, 다친 말들과 개들이 있었는데,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고생하다 죽는 경우가 허다했지요. 그런 동물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어디가 아픈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텐데 하는 상상을 하다,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둘리틀 박사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Q이후 독자들과는 어떻게 책으로 만나게 된 건지요?

A∥제가 직접 쓰고 그린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아이들에게 꾸준히 보냈는데, 그걸 제 아내가 잘 보관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원고를 정리해 출판사에 한번 보내보자고 했습니다. 1919년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미국의 한 출판사에 보냈고, 『둘리틀 박사 이야기』란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놀랍게도 독자들이 후속편은 언제 나오느냐며 편지와 선물들을 보내주더군요. 결국, 둘리틀 박사 시리즈는 열두 권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Q동물학자 제인 구달은 이 시리즈를 읽으며 아프리카 탐험의 꿈을 키웠다고 했고,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또한 이 시리즈가 과학자가 되는 데 중요한 동기부여를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도대체 둘리틀 박사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A∥사실 둘리틀 박사는 매사에 너무 긍정적이어서, 동물친구들이 난감하게 여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때도 말이지요. 하지만 그는 언제나 예의 바르고, 정이 많으며 무엇보다도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걸 동물들이 잘 알아주고 이해해준다고 생각합니다.



Q처음에는 8권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에서 시리즈를 마치려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12권 『둘리틀 박사의 퍼들비 모험』까지 쓰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리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체력도 바닥나고 아이디어도 점점 줄어드는 듯해서, 8권에서 둘리틀 박사를 달 탐사를 한다며 보내려고 했지요. 8권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에서는 둘리틀 박사와 조수, 그리고 동물 친구들이 ‘달’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 가는 이야기를 재미나게 그렸습니다. 둘리틀 박사에게 달이라는 곳은 연구해볼 만한 것들 천지였거든요.


둘리틀 박사 일행을 달로 오게 한 장본인은 바로 ‘달 인간’인데, 달 인간 자신과 달의 곤충들이 부상을 입었지만, 치료해줄 사람이 없었던 거였어요. 달 인간은 둘리틀 박사에게 행여나 지구로 돌아가자고 말할까봐 조수인 토미 스터빈스를 몰래 지구로 보내버리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이 나오고 나서, 둘리틀 박사를 지구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결국 다음 권에서 둘리틀 박사는 지구로 귀환했고요. 독자들의 응원이 이 시리즈를 열두 권까지 완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끝으로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A∥요즘은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들이 버려지는 경우들도 허다하다는 소식도 접합니다. 저는 둘리틀 박사 이야기를 편지로 써내려갈 때 제 아이들이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늘 품고 살았으면 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동물들을 대할 때 내 인생의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고 함께 잘 지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