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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소설에게 과학을 묻다>를 펴낸 고려대 진정일 교수 인터뷰


Q∥ 2012년에 『詩에게 과학을 묻다』를 펴낸 후 이번에는 ‘소설’을 매개로 과학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을 펴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A∥ 내 생활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융합대학원의 초대원장과 석좌교수로 일해왔으며, 과학문화와 교육 관련 NGO활동, 강연, 집필 등 바삐 지냈습니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회(IUPAC)과 아시아고분자연합회(FAPS) 등 국제학술단체 활동도 지속해왔습니다. 해외출장도 가끔 다녀오고. 일부 사립재단, 장학재단 및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의 일도 조금 돕고 있습니다.



Q∥ 이번에 출간되는 『소설에게 과학을 묻다』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요?

『詩에게 과학을 묻다』를 쓰실 때와는 어떤 점이 달랐는지도 궁금합니다.

A∥ 『詩에게 과학을 묻다』의 후속작이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전편이 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이번에는 소설을 바탕으로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단편소설을 선별해 그 속에 묻어 있는 과학적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소설과 과학의 융합 또는 대화를 시도해보았습니다. 전작과 가장 큰 차이점은 소설이 시보다 훨씬 분량이 많고, 주제 전개가 더 다양하다는 점이었죠. 이러한 차이점들 때문에 작업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Q∥ 이 책에 들어갈 소설들을 고르실 때, 그 방대한 목록 중 어떤 기준을 두고 읽고 선별하셨는지요? 과연 소설과 과학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셨는지요?

A∥ 정말 소설을 많이 읽었습니다. 시간투자를 많이 했지요. 광범위하게 소설을 읽은 후 집필 계획을 세웠습니다. 먼저 같은 과학적 주제에 포함시킬 소설들을 분류해야 했으며, 주제뿐만 아니라 시대적 배경도 일부 고려했습니다. 소설이 아무리 가능한 세상의 묘사라 해도 시대적 배경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주제는 모두 우리 ‘곁’의 내용을 택했습니다. 이번 책의 소제목들이 이 생각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과학을 우리 피부에 와닿게 해야 한다는 제 고집(?)이 작용한 결과이죠.



Q∥ 학교나 도서관 등에서 무수한 강연 요청이 오고 있습니다. 거리나 상황 등을 크게 따지지 않으시고, “이땅에서 과학자로 살아가면서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한다”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강연 청중을 만났을 때 그들이 과학에 흠뻑 빠지게 하는 비법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영어로 relevance라고 하는 ‘관련성’이 가장 중요하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과학을 피부로 느끼고 우리 곁으로 끌어들여 우리의 삶과 함께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청중과 청소년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제가 이번 여름방학 중 손자에게 고등학교 1학년 화학내용을 몇 번 개인지도를 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재미가 없을 뿐더러 흥미를 유발시키지도 못하는 교재로 어떻게 청소년을 과학계로 이끌 수 있을까요?

최근 초등학교 4학년 손녀반에 가서 ‘화학자는 무슨 일을 할까요?’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는데, 일주일 후 손녀가 고맙다고 쓴 쪽지 31장(담임선생님+학생30명)을 집으로 가져와서는 다음 학기에는 2시간 동안 얘기해달라는군요. 물론 그 청을 받아들일 계획입니다.




Q∥ 이 책 외에 지금 집필중이거나 앞으로 더 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살짝 들려주세요.

A∥ 아직 크게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얼마 전부터 자전적 수필들을 마구잡이 순으로 쓰고 있습니다. 짧은 인생이지만 이야기할 주제가 다양하다보니, 저만의 철학을 어떻게 하면 일관되게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재미도 있어야 하고, 무언가 후세에 남길 만한 교훈적 가르침도 담겨 있어야 할 것도 같고요.




Q∥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A∥ 저는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소설가(작가)들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분들이 비록 과학의 시각에서 일부 비판을 받거나 오류가 있는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분들의 창의성을 느끼며 매번 저는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이 소설과 과학을 좀 더 가까운 자리에 옮겨오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없으리라 믿으며 독자들의 융합적 사고확장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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