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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수학과 그림 사이>를 펴낸 미술사학자 홍채영 인터뷰


Q ∥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첫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이번에 『수학과 그림 사이』란 책을 쓴 홍채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인사를 드리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Q ∥  대학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셨습니다. 어떻게 수학과 미술을 연계해 연구를 하게 되셨는지요? 이 책을 쓴 계기가 되기도 할 텐데요.

A ∥  대학 졸업 후 인생의 방향을 못 잡아서 틈나는 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미술사 공부를 시작하면서 ‘역사’가 새삼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문득 제가 그만 둔 수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도 수학사에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틈틈이 수학사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학위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학사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중ㆍ고등학교 시절에 이런 것들을 알고 공부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좀 해 줄려고 했더니 다들 굉장히 지루해하더라고요.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하다가 그림 이야기들 사이에 수학사를 끼워서 하니까 훨씬 더 좋아하더군요. 그러면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Q ∥  청소년에게 수학을 가르친 경험이 많으신데요. 수학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제법 만나보셨을 듯합니다. 이렇게 된 데는 우리의 수학 교육이 큰몫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수학 교육, 무엇이 문제일까요?

A ∥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다 맞물려 가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지나친 선행으로 아이들이 놀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학교 공부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 같고요. 어릴 때 충분히 놀아야 정말 공부를 해야 할 때 열심히 할 수 있는 데 초등학교 때 중학교, 심하면 고등학교 문제를 풀고 있으니 얼마나 힘이 들까 싶거든요. 조금이라도 선행이 줄었으면 싶습니다.

Q ∥  이 책은 숫자의 역사부터 함수의 역사까지, 수학의 대표적인 영역을 그림 이야기와 함께 들려줍니다. 책을 쓰면 특히 염두에 두었던 점이 있었다면?

A ∥  무엇보다 수학 교과서를 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중점을 두었습니다. 최소한 중ㆍ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만이라도 수학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해서요. 제가 보기엔 수학 공부 하는 데 수학 교과서가 제일 좋은 책이고 최고의 수학사 책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잘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수학이 무엇인지, 왜 이렇게 배우게 된 것인지, 어디까지 배우게 되는지, 그리고 배워서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 등 수학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알면 조금이라도 수학 공부가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이해하는 수학 이야기 수학 속 예술, 예술 속 수학 레시피 * 고대 그리스의 도기화 — 수의 역사 <밀로의 비너스> — 방정식의 역사 마사초의 <성삼위일체> — 기하학의 역사 카라바조의 <카드놀이 사기꾼> — 확률․통계의 역사 모네의 <인상, 해돋이> — 미적분의 역사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 함수의 역사




Q ∥  수학사, 미술사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해주신다면?

A ∥  수학이나 미술은 둘 다 어느 지점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학도 혼자 풀다가 안 되면 같이 풀 때, 또는 누군가에 풀이를 설명해 줄 때 굉장히 즐거운 어떤 면이 있습니다. 그림도 혼자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놀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훨씬 풍성하게 즐기게 됩니다. 이처럼 이 둘은 혼자서도 잘 놀 수 있게 해 주지만, 사람들과 함께 놀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아요.

Q ∥  좋아하는 수학자, 미술가를 소개해주신다면?

A ∥  수학자로는 『학문의 즐거움』(김영사 펴냄)이란 자서전을 쓴 히로나카 헤이스케(広中平祐, 1931~)입니다. 이 분은 1970년에 일본에서 두 번째로 필즈상을 받은 분인데 2008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석좌교수를 계시죠. 비록 책을 통해서 만났지만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수학 공부를 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수학보다는 삶의 자세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화가로는 김홍도를 좋아하는데요, 우리나라 화가 중에서 가장 폭이 넓게 작품 활동을 해서 봐도 또 보고 싶은 그런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대부분은 어떤 작가의, 어느 시기의 작업을 좋아할 때가 많아서 누구를 좋아한다고는 하기 어렵더라고요.

Q ∥  앞으로는 어떤 주제로 글을 쓰실 계획이신지? 계획하고 계신 활동이 있다면 나눠 주세요.

A ∥  앞으로도 수학과 예술을 연계한 연구를 계속 해 보려고 합니다. 특히 수학사 공부를 하다 보니 수학이나 예술은 사람이 평생 해야 할 공부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요즘에는 수학 공부를 취미로 했던 이들에 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좀 더 연구해서 일반인을 위한 수학과 예술에 관한 글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상황이 가능하다면 모든 연령대가 함께 수학이나 예술을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해 보려고 합니다.

Q ∥  마지막으로 이 책을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이 책은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수학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가장 만나고 싶은 독자는 중ㆍ고등학생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몇 번씩은 다들 열심히 공부를 해 보려는 결심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못하겠구나 싶어서, 아니면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서 포기해 버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교과과정까지의 수학은 언제라도 처음부터 시작해서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하면 해 낼 수 있는 과목이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꼭 해 주고 싶어요. 또한 수학은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이 만나는데 물론 최고가 되려고 하면 그래야겠지만, 고등학교 수학까지는 열심히 하면 누구나 자신이 필요한 만큼은 해 낼 수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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