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에서 만난 작가┃<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를 우리말로 옮긴 종교사학자 김경곤 인터뷰


Q∥ 교사로서, 번역가, 칼럼니스트로서 프랑스에서 바쁘게 지내실 듯합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작년 여름에 〈꽃보다 할배〉라는 TV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잠시 머물러간 인연으로 인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알려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살고 있습니다. 세월은 참 빨리 흘러가지요. 1991년에 독일 유학을 시작한 이후로 계속 유럽에서 살고 있으니 강과 산이 두 번 반이나 변하는 시간이 흘렀군요. 독일에서는 문학사 및 가톨릭신학 석·박사를, 프랑스에선 사학 석사를 취득했고 또 중의학 공부도 했습니다. 15년 전부터 고등학교에서 종교문화를 가르치며 지내오다가 최근엔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불교사, 동양종교사, 종교사학 기초개념 등에 관한 강의를 맡게 되었습니다.



Q∥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에 대해 독자들에게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 먼저 저자 샤피크 케샤브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참으로 독특한 경험과 경력을 지닌 분입니다. 1955년 케냐에서 인도인 부모 슬하에 태어나 영국에서 몇 년간을 살았고 아홉 살 무렵에 스위스로 이주하게 되어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정치학과 신학을 공부하고서 종교학자 엘리아데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하여 종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개신교 목사직을 수행하면서 종교대화를 위한 ‘아르질리에의 집’을 창설했고 제네바 대학에서 종교신학 교수직을 역임한 분이지요. 현재는 모든 직책을 놓아두고서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저자는 슬하에 네 자녀를 두었었는데 그중 시몽이라고 하는 아들과의 사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백혈병에 걸린 시몽은 2005년에 만 13세라는 어린 나이로 부모 곁을 떠나고 말았답니다. 그 경험 이후 저자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저술을 구상하고, 10년여 동안의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통해 이번 책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를 집필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네 삶의 크고 작은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사상·종교의 입장과 논쟁점,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의 심정 등을 잘 묘사해놓았습니다. 자칫 어렵고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 이야기를 아주 독특하게 추리소설 형식을 빌려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Q∥ 이 책은 『세계 종교 올림픽』의 속편으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내용 면에서는 별개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굳이 두 권을 함께 읽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구성과 내용의 측면에서 이번 책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만의 강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는 저자의 1998년 작품인 『세계 종교 올림픽』(원제: 임금과 현자와 익살꾼 광대)의 속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세계 종교 올림픽』과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 그리고 2004년에 출간된 『공주와 예언자』라는 소설을 통칭하여 샤피크 케샤브지의 ‘삼부작 이야기’이라고 합니다만, 등장인물과 내용면에 있어서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를 『세계 종교 올림픽』의 후속편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세계 종교 올림픽』은 프랑스어권에서는 2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입니다. 또 20여 개 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이 책은 종교 분야 서적으로서는 아주 예외적인 호응을 받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5대 종교의 대표자들과 무신론자가 모여 각자 자신의 신념을 설명하고 서로 토론하는 내용이었던 『세계 종교 올림픽』에 비해, 이번 책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는 ‘존재와 죽음’이라는 문제를 무신론자와 인도종교 대변자 그리고 그리스도교 대변자가 다루면서 서로 토론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각자 자신의 입장을 ‘진정한 진리’, ‘진리들 중의 진리’라고 여기면서 타자의 입장과 대비하여 우월성을 증명하려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지요. 전작에 비해 종교 그 자체가 아닌, 삶의 철학을 생각해볼 수 있는 특정 주제들을 다룬다는 점, 그리고 여성들이 주요 등장인물로 출현하게 된다는 점이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가 지닌 독특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책의 제목이 독특합니다. ‘왕비’, ‘수도사’, ‘탐식가’가 각각 의미하는 바가 있는지, 전체 책 제목이 뜻하는 바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입니다. 책에는 ‘임금’과 ‘현자’와 ‘익살꾼 광대’도 등장하는데, 이들과 대비되는 인물들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왕비의 출현으로 우리는 임금의 가정생활이 지닌 단면들을 보게 됩니다. 임금 역시 한 남성이기에, 부인인 왕비와의 관계에서 희비를 겪게 되고, 외동딸인 공주의 발병으로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의 문제에 접근하게 됩니다. 『세계 종교 올림픽』에서 임금의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무신론자 철학자인 현자가 있었다면,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에서는 수도사가 전면에 등장합니다. 그것도 ‘결혼생활을 하는 수도사’라는 좀 특이한 존재이지요. 익살꾼 광대는 여전히 기상천외한 발상과 재담으로 사람들을 놀랍게 하는데 비해, ‘탐식가는 어쩌면 남성·인간의 본성을 잘 드러내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맘에 드는 것은 모두 먹어치우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나서는 그런 존재 말이지요.


독자들은 이 세 주요 인물들 외에도 토론에 나서는 무신론자 생물학 교수, 그리스도교 사상을 대변하는 여성 수학자·신학자 그리고 힌두교·불교사상의 대변자인 여성 요가 수행자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 각자는 바로 이 세 사상가들의 이면을 드러나게 하는 존재들일 수도 있습니다.


Q∥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마음이 들거나 공감이 갔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덧붙여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주세요.

A∥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인물은 누구일까요? 뛰어난 미모의 인도 여성 요가 수행자 라다 다스굽타, 어리숙하게 보이지만 천재적 자질을 갖춘 학자 토마 송, 도가 넘치도록 자유롭게 사는 탐식가 파울로 카리니,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는 익살꾼 광대일까요? 아닙니다. 그 인물은 바로 ‘신념 토론 대회’의 보고자인 저자 자신입니다. 다양한 철학과 사상들에 정통하면서 동시에 인생의 희비를 심도 있게 묘사하며 이야기를 엮어내는 저자의 자질에 경탄을 마지않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본문 94쪽부터 나오는 ‘세계 정복을 위한 세 가지 종합적 체계’ 그리고 104쪽에 있는 ‘2+2 방정식’에 관한 광대의 재담입니다. 두 부분은, 인간이 세계와 인생을 이해하는 방식을 거의 ‘종합’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이런 사상 앞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인간 스스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어떤 가족·사회·국가의 일원으로 태어나 어떤 종교나 사상을 이어받는 것이 첫 번째 경우입니다. 그리고 선택이 가능할 경우, 그 배후에는 또다시 ‘만남과 관심과 이익’이란 요소가 자리잡고 있는 듯합니다. 특정 사상을 지닌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아니면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거나, 어떤 사회·경제·정치적 불이익을 방지하거나 혜택을 얻고자 특정 사상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지요.



Q∥ 이 책의 경우 선생님께서 번역 출간을 제안하셨는데요. 적극 추천하신 특별한 계기나 까닭이 있었나요?

A∥ 본서를 접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우연 중의 우연이었습니다. 작년 봄이었지요. 세월호 참사 소식을 들었던 무렵이니까요. 궁리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스위스에 거주하는 어느 독자분이 『세계 종교 올림픽』의 속편이 출간되었다고 연락해주셨다는 것이었지요. 『임금과 현자와 익살꾼 광대』가 "세계 종교 올림픽"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지 6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때였습니다. 반갑고 설레는 마음으로 만사를 제쳐놓고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란 제목으로 발간된 이 책을 곧바로 구입하여 일독했답니다.


‘삶과 죽음’이란 묵직한 철학적 주제를 다루었지만 역시 흥미진진한 글이었지요. 뜻하지 않은 세월호 참사로 소중한 자녀들을 사별하게 된 학부모들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두 아이의 학부모로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고, 국민 전체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도 멀리서나마 전해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지나고서 ‘죽음’에 대해 어느 정도 ‘차분하게’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줄 수도 있을 서적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 궁리에 번역 출간을 제의하게 되었고,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Q∥ 번역 과정에서 힘든 점, 또는 재미있었던 일은 없으셨나요? 단행본 작업 과정에서 특히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나요?

A∥ 이 책을 번역하면서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만일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세월호에 타고 있었더라면 어떻게 상황에 대처했을지 궁금했고, 또 종교와 죽음은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묻게 되었답니다.


고등학교에서 종교문화 교사로 재직하고 있기에, 학생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해주고서 만일 동일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지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어른들의 지시에 순종할 수 있는지 상상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순응형 주입식 교육을 받지 않은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OECD국제 학생평가 프로그램 (PISA) 결과는 한국학생들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뒤지는 학생들이지만 나름대로 주관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하도록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에 대한 질문과 토론 시간은 매번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종교와 죽음은 어떤 상관관계에 놓여 있는가 하는 비일상적인 질문도 하게 되었답니다. 종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가, 아니면 반대로 인간에게 죄의식을 넣어줌으로써 죽음을 더욱 두려운 대상으로 만드는가? 그것도 아니면 종교는 죽음을 매개로하여 종교 자체의 존재 의미와 필요성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닐까?


프랑스 종교사회학자들 중에는 종교를 ‘시장’이나 ‘기업’에 견주어서 종교역시 각자 자기 ‘상품’을 제시하면서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죽음’이란 어쩌면 어떤 ‘자본’도 필요 없는 ‘천연상품’이 아닐까 자문해보았습니다. 인간은 거의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기에 이를 ‘상품화’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어찌되었든,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종교가 죽음을 넘어서게 하는 힘과 동시에 죽음을 초래하는 힘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에 귀의하여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고서 현실을 살며 다른 사람들까지 죽음을 넘어서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종교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 간에도 그런 차이를 볼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자신의 종교와 타자의 종교에 대해 ‘열린 입장’을 취하는가 아니면 ‘닫힌 입장’을 취하는가의 차이로 인한 결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Q∥ 종교 공부와 가르치는 일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종교를 가르치고 계시기도 하고요.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종교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또한 어떤 순서로 공부하고 배워가면 좋을까요?

A∥ 종교학은 말 그대로 종교에 관한 학문, 종교를 연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종교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점이며 또 종교라고 할 수 있는 현상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있다는 점입니다. 종교 정의에 대한 문제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논의점입니다. 마치 생물학자들이 무엇을 생명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종교학은 먼저 신학이나 신앙적인 종교 연구와는 달리 신앙심을 전제하지 않고 또 호교론적인 입장도 취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종교와 종교 현상을 연구하고자 하는, 18세기 중반 이후에 유럽에서 형성된 학문입니다. 연구자는 어떤 한 가지 특정 종교나 종교 현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 종교나 종교 현상을 동시에 비교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종교나 종교 현상에 접근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어 종교나 종교 현상의 연원과 변천 과정, 사회·정치적 콘텍스트에 주요 관심을 쏟는 역사적 연구, 종교나 종교 현상의 현상태 기술에 주요 안점을 두는 현상학적 연구, 신앙인들이 인식하는 종교나 종교 현상의 의미에 대해 관심을 두는 해석학적 연구, 종교문헌에 관한 언어학·서지학·역사비평적 연구, 종교나 종교 현상의 기능에 관한 연구 등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종교나 종교 현상을 동시에 연구할 경우, 비교종교학을 실행하게 되는데, 비교 방법도 다양해집니다. 예를 들어 종교들의 연원과 형태를 비교·정리하고자 하는 유형론적 비교 연구, 종교들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드러나게 하는 외형적 비교 연구, 의미 분석적 비교 연구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종교 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모든 인문학의 목적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종교 현상을 통해 인간이 실존적· 사회적으로 어떤 존재인지 알고자 하는 것이지요.


종교학을 공부하고자 할 경우, 먼저 어떤 특정 종교나 종교 현상에 관심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관심이 없다면 지식을 얻고 연구하는 일이 힘겨워질 것이니까요. 그리고 해당 종교나 종교현상 연구에 필요한 고대어·현대어를 습득해야 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두 가지 이상의 종교에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연구 방향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정 종교나 종교 현상을 역사적, 현상학적, 해석학적으로 접근 연구할 것인지 아니면 둘이상의 종교나 종교현상을 비교 연구할 것인지 말이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종교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한 가지 종교를 심도 있게 연구하는 데도 평생의 작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 연구를 할 수 있을 경우, 특정 종교나 종교 현상의 이해에 지대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평소 어떤 책을 즐겨 읽으시나요?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을 꼽는다면요?

A∥ 평소에 주로 읽는 책들은 종교 관련 서적이랍니다. 종교사 강의를 맡다보니 자연스레 관련 전공서적을 읽게 되고, 또 그 분야들의 서평을 하다 보니 접하는 서적 범위가 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세계 종교 올림픽』이나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 같은 서적을 번역하면서 ‘소설’을 읽을 기회를 갖기도 한답니다.



Q∥ 앞으로 어떤 책들을 집필하고 싶으세요? 혹 준비 중인 책이 있나요?

A∥ 전공 분야 논문을 작성하는 일을 제외하고서는 아직 구체적인 저술 계획은 없다고 보아야겠지요. 불혹의 나이를 지냈지만 아직도 의문이 많고, 천명을 알 나이가 되지 못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불어나 독어로 출판된 좋은 서적을 만나게 되면 번역을 계속해보고 싶은데, 국내 출판계와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야 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가끔은 유럽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뜻밖의 상황, 종교 관련 일화, 프랑스 젊은이들을 가르치면서 겪는 경험 등을 글로 엮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고국의 후학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지요.



Q독자들이 어떤 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인사 겸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 책은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아니면 반종교인이건 간에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와 죽음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각자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타자의 입장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서적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종교·신념에 대한 사랑’이나 ‘올바른 신앙생활’이란 말이 ‘타종교·사상의 절대적 배척’, ‘무분별한 교리수용’, ‘교계·지도 체제에 대한 무비판적 복종’과 동의어가 아니란 점을 상기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