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에서 만난 작가┃<중학수학 바로 보기>를 펴낸 고중숙 박사 인터뷰


Q ∥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고중숙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순천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6년 2월 말에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저는 20여 년 전부터 과학 교양 관련 책들을 저술 및 번역해왔는데, 명예퇴직을 계기로 앞으로는 저술의 폭을 넓혀 삶의 전반에 대한 주제들도 다루고자 합니다. 이 과정을 잘 받쳐주고 확산시켜가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할 근간은 과학이지만 다른 여러 분야들과 적절한 조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저술과 관련된 여러 가지 공부와 생각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Q이번에 나온 책 『중학수학 바로 보기』를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신다면요? A ∥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중학 과정의 수학을 바로 보면서 공부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쓴 책”입니다. 

그런데 기본 내용은 물론 중학 과정의 수학에 대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 폭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따라서 능력이 있는 학생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도 볼 수 있으며, 반대로 고등학교나 그 이상의 일반인들이라도 수학의 진정한 면모를 새롭게 조망하고 재정립하고자 하고자 할 경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책의 제목이 독특합니다. “중학수학 ‘바로 보기’”인데요. 제목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요?

A ∥ 가장 근본적인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사람’의 어원은 ‘삶’인데,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먼저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을 보더라도 ‘옳게’ 봐야지 ‘잘못’ 본다면 ‘제대로 또는 올바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심지어 큰 불행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수학 공부’는 무엇일까요? 이는 곧 ‘수학에서의 삶’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인생 전반의 삶과 마찬가지로 무엇보다도 먼저 수학을 ‘올바로 보아야’ 수학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학 공부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에는 심지어 ‘수포자’라는 불행한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취지에 따라 언제나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당면한 상황을 ‘정관(正觀 바로 보기)’하도록 노력하고, 정관하는 데에 필요한 능력과 실력을 배양하는 데에 노력하도록 강조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자연스런 귀결에 따라 책의 제목을 “중학수학 ‘바로 보기’”로 정했습니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들도 이와 같은 저술 취지를 미리부터 잘 이해하고, 그에 맞추어 노력하여, 바라는 성과를 넘치도록 이루기 바랍니다.



Q∥ 긴 시간 동안 책을 준비해오셨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 또는 재미있었던 일은 없으셨나요? 특히,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집필 작업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 집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중학수학의 전체적 구성을 완전히 새로운 체계로 재편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우리의 중학수학 교육 과정은 크게 ‘대수’와 ‘기하’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학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대수’와 ‘기하’를 조금씩 번갈아 배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중학생들은 대수와 기하를 교대로 세 번 반복하면서 배우게 되지요. 물론 이런 교육 과정에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장단점을 제쳐놓고 보면, 현재의 교육 과정이 이런 형태가 된 이유는 단순히 중학 과정이 ‘3학년’으로 되어 있다는 데에 있을 뿐 학문적 체계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책을 쓸 때는 수학의 진정한 면모에 잘 부합할 체계적 구성을 가장 염두에 두고 시작했으며, 그 결과로 먼저 대수를 모두 배우고 이어서 기하를 모두 배우는 방식으로 저술했습니다. 이와 같은 이 책의 구성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논리적 체계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됩니다. 그리하여 이 책으로 공부하고 나면 학생들의 수학적 소양도 짜임새 있는 틀 또는 네트워크 구조를 이루게 되어 이후 더 높은 수준의 수학 공부를 하는 데에 튼튼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상적인 최적의 중학수학 교육 과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술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집필 과정에서 재미있었던 일은 놀랍게도 저자신 또한 저 나름의 수학 체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흔히 “가르치는 일은 최상의 공부이다”라고 말하는데, 물론 저는 직업이 교육자였기에 평소의 강의에서도 오히려 많이 배웠지만, 이 책을 저술하는 과정도 그에 못지않은 새로운 공부의 기회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책의 집필 과정에서 중학부터 대학 이후의 수준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체계를 선명하게 꿰뚫는 시각을 얻을 수 있게 되었는데, 부디 독자 여러분도 이와 같은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수학자 인물 지도" 대형 브로마이드)



Q∥ 많은 이들이 수학 공부를 어려워합니다.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수학의 어려움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요? 수학 공부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요?

A ∥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언제나 강조해온 것은 “어려운 것은 삶이고, 수학은 오히려 편히 살아가도록 수많은 선현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유용한 삶의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단적으로 ‘구구셈’을 봅시다. 이게 없다면 일상생활의 자질구레한 거래에서 얼마나 불편할까요? 실제로 간단한 곱셈도 제대로 못하고 물건이나 돈을 낱낱이 헤아리며 거래한다면 우리의 생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겨울 것입니다. 구구셈의 예는 너무나 단순하고 선명하지만 실제로 수학의 수많은 지식들이 이렇게 활용됩니다. 예컨대 고교 때 배우는 ‘미적분’도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반면, 이를 배우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풍부하게 누리는 과학 문명이 모두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수학을 잘 공부하는 출발점은 “수학은 어렵다”는 선입관, 편견, 미망부터 걷는 것입니다. 그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걷고 ‘수학 바로 보기’의 자세로 공부해간다면 생각보다 쉬우면서도 엄청난 즐거움과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한국의 수학 교육에서 개선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에 대해 여러 모로 비판적인 의견과 개선책들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이 문제는 시야를 크게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수학 교육의 문제는 우리나라라는 좁은 지역의 문제라기보다 전 세계적인 수학 교육의 문제로 확대해서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로는, 누구나 절감하다시피, 오늘날의 세계는 지구 전체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빠르게 교류하고 있기에 수학 교육의 문제도 거의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확장된 시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이제는 여러분들도 거의 쉽게 예상할 수 있다시피 위에서 줄곧 강조한 ‘수학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답변은 수학의 보편성을 생각하면 더욱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류는 지역에 따라 수많은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는데, 수학에 나오는 수식들은 그 어떤 언어보다 훨씬 보편적인 ‘인류 공통의 언어’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우리의 수학 교육이라는 좁은 관점을 떠나 가장 넓은 관점에서 수학의 진정한 면모를 추구하는 교육과 학습의 장을 펼쳐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Q∥ 책의 별책으로 400개의 수학 기본문제가 나옵니다. 문제의 선별 기준이 궁금합니다. 더하여 우리가 시험 등에서 수학 문제를 접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까요? 문제풀이에 대한 마음가짐과 팁이 있다면요?

A ∥ 책의 머리말에도 썼다시피 이 기본문제의 선별 기준은 중학수학을 완벽히 이해하는 데에 가장 필수적이면서도 적절한 난이도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겪었겠지만 초등학교에서는 계산 기능, 곧 ‘산수’를 익히느라 지겹도록 많은 문제를 풀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학수학부터는 상황이 바뀝니다. 중학수학부터는 수학의 본질적인 실체를 배우게 되므로 단순한 주입식, 반복식 교육이나 학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이해와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의 배양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이런 취지를 배경으로 400개의 문제를 엄선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 400개만으로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면의 제약 때문에 최대한 엄선했을 뿐이므로 이 기본문제는 “필수적이되 충분하지는 않다”고 여기기 바랍니다. 따라서 이 책을 완전히 정복한 다음에는 다른 문제들도 섭렵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풀어본다거나, 오직 ‘문제를 위한 문제’와 같이 지나치게 어렵고 불필요한 문제까지 도전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적정한 판단은 선생님이나 주위 사람들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 학생들 스스로도 올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자 자신의 실력을 돌이켜볼 때 중학수학을 충분히 정복했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이르면 이후에는 좀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기를 권합니다.



Q∥ 『중학수학 바로 보기』는 ‘고중숙의 바로보기 시리즈’의 첫 책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내실 예정이신지 안내를 부탁드립니다.

A ∥ 애초에 『중학수학 바로 보기』는 그전에 썼던 『수학 바로 보기』의 후속편이었습니다. 『수학 바로 보기』가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수학을 다루었는데, 많은 분들이 “『수학 바로 보기』의 내용은 아주 좋은데 중학생들도 그 수준에서 이처럼 좋은 책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주셔서 『중학수학 바로 보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수학 바로 보기』는 절판해둔 상태입니다. 내용을 보완하여 새롭게 다시 펴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펴내는 『중학수학 바로 보기』에 이어서 나오게 되는 셈이므로, 오히려 이제야 올바른 순서로 출판된다고 할 수 있지요. 한편 보다 큰 그림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중학수학 바로 보기』와 『수학 바로 보기』는 앞으로 언젠가 펴내고자 하는 『과학 바로 보기』의 전초 작업에 해당합니다. 사실 이는 오래 전부터 품어온 저술 목표이지만 분량이 사뭇 방대하기에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런데 과학을 이야기하자면 먼저 수학부터 이야기해야 하므로 『중학수학 바로 보기』와 『수학 바로 보기』를 앞서 펴내게 되었던 것이었지요. 하지만 『과학 바로 보기』의 예고편에 해당하는 책은 이미 펴냈습니다. 『고중숙 교수의 과학 뜀틀』이 바로 그것으로서, 이는 중고등학생 수준에서 과학의 전반을 파악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학 바로 보기』는 이보다 수준이 높으므로 비교하자면 “『중학수학 바로 보기』 → 『수학 바로 보기』”의 단계가 “『과학 뜀틀』 → 『과학 바로 보기』”의 단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독자들이 어떤 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인사 겸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이에 대한 답은 지금껏 이야기한 내용의 요약이 되겠군요. 이 책을 읽을 때의 주안점으로는 역시 “수학을 정관하여 ‘수학의 정관’을 얻자”라는 자세를 들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세를 인생의 다른 모든 면들에도 확장해서 적용하기 바랍니다. 이 책의 내용은 ‘진지한 수학’의 첫 단계라고 할 ‘중학수학’에 관한 것이므로 꼭 읽길 바라는 독자의 폭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곧 능력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부터, 핵심 독자층인 중학생, 그리고 더 나아가 고등학생과 일반인을 포함하여 ‘진지한 수학’의 이해를 올바로 구축하고자 하는 분들께 두루 권합니다.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겠지만, 차분히 정독하노라면 그 모두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을 커다란 지적 희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므로, 이를 되새기면서 잘 정진하여 반드시 그런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