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과 인연을 맺고 그동안 여러 다양한 강연 준비와 기획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지만, 이번 <청소년 희망의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면서 전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기획 단계부터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인문사회과학출판협의회, 청소년출판협의회 등의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 힘을 모으며 준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연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강연을 함께할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인 자극제가 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커리큘럼은 공부, 꿈, 희망의 여행, 정의로운 삶, 다른 삶의 길을 주제로 한 5회 강연에 이은 북콘서트, 그리고 졸업까지 장장 4개월에 걸친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강연 프로그램이 어느 한 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첫 번째 시작이 인천이었습니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인문사회과학출판협의회, 청소년출판협의회, 인천지역전교조지부가 공동 주최한 강연회는 “꿈꾸는 청소년 인문학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펼쳐졌습니다. 첫 강의는 지난 4월 2일 ‘갈토(학교 가는 토요일)’ 오후 2시에 고미숙 선생님께서 열어주셨습니다.
<공부의 길>을 강연 중인 고미숙 선생님
강연을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학교 수업을 마친 중고등학생들이 계양구여성복지회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강연장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200석이 넘는 좌석이 다 차고 제1강 <공부(학문)의 길>에 대하여 고미숙 선생님의 강의가 시작되었고, 아이들이 주의 깊게 강의를 살피며 들었습니다.
고미숙 선생님은 청소년들이 학문(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서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작은 의미의 공부를 넘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객관적이며 주관적인 판단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일 수 있다고 하셨고, 많은 아이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4월 16일 제2강 <꿈을 향해 가는 길>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조금은 조심스러울 수 있는 정치인을 별 거리낌 없이 대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과 거리감 없이 대화하고 사진을 찍는 노회찬 대표님을 보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꿈을 향해 가는 길> 강연을 함께한 노회찬 님
노회찬 대표님은 당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현재 대한민국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평등의 가치를 바탕에 두어야 부자인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동등한 꿈을 꿀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5월 21일 제3강 <희망의 여행길> 공정여행가 김이경 선생님이 진솔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공부 때문에 여행을 거의 못 가는 청소년들이라 그런지 여느 때보다 질문이 많았습니다.
여행에 관한 아이들의 질문에 김이경 선생님은 해외가 아니고 어떤 목적이 없는 여행이라도 주변의 친구와 많은 대화를 하는 여행이라면 그곳이 집과 가까운 곳이라도 한 번 더 성장하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진솔한 여행 경험을 들려주신 김이경 선생님
6월 4일 제4강 <정의로운 삶의 길>에 대해서는 금태섭 변호사님이 강의했습니다. 잘생긴 강사 선생님이라 그런지 질문지에 “결혼하고 싶다”고 적은 여학생도 있었답니다.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변호사님은 그런 질문도 재치 있게 넘기며 아이들과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금태섭 변호사님은 특히 검사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판단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 중요한 판단에 있어서의 냉철함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6월 18일 마지막 제5강 <다른 삶의 길>은 『가치를 다시 묻다』의 지은이 이윤영 선생님이 함께했습니다. 부산에 자리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서원’에서 청소년들과 만들어가는 여러 가지 일들을 이야기했습니다. 무엇보다 ‘청소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에 대하여 열정적인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모든 강연이 끝나고 7월 16일 <청소년 희망의 인문학 강좌-꿈꾸는 청소년 인문학에 길을 묻다>의 북콘서트를 가지며 마음속을 가득 채운 생각은 ‘희망’이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입시와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계적으로 공부하고, 별다른 취미 없이 게임 같은 것만 할 줄 알던 저와 달리 많은 청소년들이 책과 인문학 그리고 자신들의 꿈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북콘서트 현장
북콘서트에서 졸업장과 책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은 무척이나 좋아했고 청소년들이 직접 준비한 연극, 유투브, 선생님밴드의 공연들이 끝나고 실질적인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했던 선생님들과 출판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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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정보
<청소년 희망의 인문학 강좌>는 앞으로 경제, 역사, 과학 등으로 주제를 넓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두 번째 강연회는 오는 2학기 경상북도 대구에서 열립니다. 큰 주제는 ‘자연과 환경’으로 잡았고요. 아직 강연 커리큘럼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
ⓒ 도진호, 궁리출판 마케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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