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쇼팽(지음) | 정주연(옮김)
판형 : 142*210mm | 분량 : 272쪽 | 정가 : 14,000원
종이책 ISBN : ISBN 978-89-5820-762-7 (04840)
출간일 : 2022년 3월 22일
분야 : 영미문학
애쓰고 애써야 겨우 보이는 내 안의 편견과 진실
인생이라는 불가해한 사건에서 나를 찾아가는 끝없는 이야기
미국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 케이트 쇼팽 단편선집
케이트 쇼팽(1850~1904)은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미국의 단편소설 작가로, 뛰어난 예술가들이 흔히 그렇듯 당대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더 많이 받았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샬럿 퍼킨스 길먼, 버지니아 울프 같은 작가들과 함께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장편 『각성』 이외의 작품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15년 동안 쓴 100편이 넘는 단편소설 중 23편을 가려 뽑아 궁리출판만의 색깔 있는 문학선집 에디션F로 선보인다.
쇼팽은 한때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서 사람과 사람 들 간의 복잡미묘한 상황과 심리를 작품 속에 포착해 잘 녹여냈다.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프랑스인과 스페인인인 크레올, 미국 남부로 이주한 아카디아 출신의 프랑스인, 아프리카 흑인의 후손, 아이티 난민의 후손 등등, 다양한 인종과 민족, 이주민이 모여 살아가는 루이지애나는 낯선 대상을 향한 편견, 학습된 규범, 그리고 그 모든 사회적 통념을 거스르는 자연스러운 이끌림까지도 뒤섞인 곳이었다.
더욱이 노예제도의 영향으로 당시 미국 남부에서는 백인과 비백인의 구별이 엄격했고, 백인은 다시 크레올과 아카디안으로, 비백인은 물라토, 쿼드룬, 흑인으로 구분되었다. 이런 인종 구분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더해져 여성 아카디안(케이준), 여성 혼혈, 여성 흑인이 되었을 때 억압의 무게가 더 가혹해졌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케이트 쇼팽은 인종, 계급, 성별의 도식에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갈등, 방향을 알 수 없는 인생에 내던져진 인간의 모습, 그 시작과 끝을 가늠하기 힘든 욕구와 갈망을 탁월하게 그려낸다.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
삶의 진실과 거짓을 직시하는 아주 잠깐의 순간들!
표제작인 「편견의 문제」는 편견을 극복하는 카람보 부인의 이야기이다. 부인은 개, 고양이, 거리의 악사, 미국인, 독일인, 신앙이 다른 사람, 프랑스적이지 않은 모든 것을 경멸했고, 그 때문에 아들과 의절까지 했다. 우연한 계기로 오래된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지만, 부인이 완전히 편견을 극복했을지는 불확실하다.
「쟁점!」은 부부 상호 독립적인 생활 계약을 맺고 실험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관례에 휘둘리지 않고 시작한 결혼 생활에서 상대의 한계는 확인하지만 정작 스스로의 한계는 모르거나 모르는 척하는 자기기만에 빠진다. 「아테나이즈」는 답답한 결혼생활에서 벗어나 가출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은 남편과의 이혼 문제를 고민하는 부인과 그에게 조언하는 법률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저자ㅣ케이트 쇼팽 (Kate Chopin, 1850~1904)
1850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프랑스계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어린 나이에 여의고 어머니, 외할머니, 외증조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증조할머니는 그녀에게 프랑스어, 음악, 옛이야기와 “명확하고 두려움 없이” 살라고 가르쳤다. 1868년 세인트루이스의 여성 가톨릭 사립학교인 성심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1870년 목화 재배를 하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 오스카 쇼팽과 결혼해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 정착해 9년간 지냈다. 오스카의 면화 사업이 실패하고 가족 모두 루이지애나 내커터시 남부 클라티어빌로 이사했다. 한때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서 인종, 출신 등이 다양한 사람들의 복잡다단한 삶을 접했고, 그곳에서의 생활이 훗날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1882년, 오스카가 사망한 후 남편이 운영했던 농장과 잡화상을 꾸려가며 여섯 자녀를 키우려 애쓰지만 결국 다시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갔다. 1885년, 어머니마저 잃은 뒤 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1889년, 첫 번째 시 〈그럴 수 있다면〉, 단편소설 「신보다 지혜로운」과 「쟁점!」을 잡지 및 지역 신문에 실은 후 《보그》, 《어린이의 벗》, 《하퍼의 젊은이들》 등에 단편소설, 단편동화, 칼럼을 꾸준히 발표했다. 약 15년 동안 2편의 장편소설과 100편이 넘는 단편소설을 썼다. 장편 『잘못』(1890), 『각성』(1899)이 있으며 「데지레의 아기」, 「아카디안 무도회에서」, 「바이유 테셰의 신사」 등이 수록된 첫 번째 단편집 『바이유 사람들』(1894), 「아테나이즈」, 「편견의 문제」, 「후회」 등이 수록된 두 번째 단편집 『아카디의 밤』(1897)이 있다. 1904년, 54세의 나이로 세인트루이스 캘버리 묘지에 묻혔다. 여성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다룬 『각성』을 펴낸 후 당시 여성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수많은 혹평을 받았으나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 평론가들에 의해 재발견되면서 20세기 미국 페미니즘의 선구적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옮긴이ㅣ정주연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문사회,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잭 런던 걸작선 『버닝 데이라이트』와 『밑바닥 사람들』, 이디스 워튼 단편선 『제인의 임무』,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가든 파티』, 케이트 쇼팽 단편선 『편견의 문제』, 『책과 집』, 『모더니즘』, 『더 걸스』 등이 있다.
차례
데지레의 아기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
바이유 테셰의 신사
절세미인 조라이드
편견의 문제
수치스러운 일
쟁점!
아젤리
점잖은 여자
후회
오젬의 휴가
아테나이즈
페도라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
아카디안 무도회에서
폭풍우
키스
죽은 사람 신발
눈먼 남자
실크 스타킹 한 켤레
이집트산 담배
엘리자베스 스톡의 유일한 이야기
첫 파티
옮긴이의 말
수록 작품의 원제명
케이트 쇼팽이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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