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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통 편지로 읽는 양반의 초상』, 하영휘


하영휘 (지음)

판형: 152*225mm | 분량: 344쪽 | 정가: 25,000원

종이책 ISBN: 978-89-5820-892-1 (03910)

출간일: 2024년 8월 19일

분야: 역사/인문


“이 편지는 모두 잘라 끈으로 만들거나 불태워라

내 필적을 남에게 보이지 마라”


동전 한 푼 없는 생활, 패악 부리는 자식, 신경성 설사...

붓끝에 눌러 담은 어느 몰락한 양반의 속사정


편지는 일기만큼 내밀한 글이다. 체면과 명분 빼면 시체라 할 수 있는 그 옛날 조선시대 양 반 역시 편지를 쓰며 민낯을 드러냈다. 이 책 『양반의 초상』은 19세기 조선 후기의 유학 자 조병덕이 가족에게 남긴 편지 모음집으로, 『양반의 사생활』(푸른역사, 2008)의 개정판이 다. 그동안 복간을 바라는 여러 기다림이 있었고, 16년 만에 궁리에서 도판, 원문 탈초, 해 석 등 본문 체제를 대폭 달리하여 새롭게 독자를 찾아왔다.


시문집 『숙재집』으로 잘 알려진 조병덕은 본래 권세를 누리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조부 대부터 쭉 과거에 급제하지 못해 몰락한 처지였다. 그의 편지는 지금까지 발견된 조선시대 개인의 서간문으로는 최대 분량으로, 1,700여 통에 달한다. 주요 수신자는 사고를 치고 다 니는 둘째 아들 조장희로, 양을 계산했을 때 6일에 한 번꼴로 보냈다.


조병덕의 문집에는 집안의 갈등이나 빚에 쪼들리는 이야기는 없다. 편집과정에서 사적인 부분 은 모두 삭제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조병덕의 편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19세기 조선의 대표 적인 유학자가 밤낮 빚 걱정에 시달리는 모습을 어찌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_본문에서


편지 속에는 고매하고 점잖은 양반의 모습 대신, 민초와 똑같은 고민을 하는 한 인간이 담 겨 있다. 막막한 생계와 빚 걱정, 속 썩이는 아들에 대한 꾸지람, 만성 신경성 설사로 고생 하는 처지, 위계질서가 무너진 사회에 대한 한탄 등 조병덕은 붓끝에 개인사와 시대사를 허 심탄회하게 쏟는다. 그래서인지 조병덕은 종종 편지 끝에 “절대 남에게 보이지 말고 불태우 거나 꼬아서 끈으로 만들라”고 당부하지만, 조장희는 아버지의 편지를 고이 간직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는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양반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저자 | 하영휘


고문서를 통하여 조선시대를 연구하는 인문학자. 서강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3년간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문을 연수하고, 1989년부터 2006 년까지 고서, 고문서, 근현대서적을 소장한 현담문고(구 아단문고)에서 연구실장을 지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가회고문서연구소를 열고 동학들과 고문서를 연구하고 있으며, 2013 년부터 2020년까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부교수로 재직했다.

동학들과 『옛편지 낱말사전』을 편찬하고, 『조성당일기』 『윤이후의 지암일기』 등을 옮 겼다. 경남대학교 박물관 소장 데라우치 문고(일제의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수집한 조선시대 전적)의 서첩 자료를 석문, 번역, 해제한 『한마고전총서』(2~24집)를 완간했고, 성 균관대학교 박물관 소장 『근묵』 등 공공기관에 소장된 조선시대의 편지와 문서들을 많이 번역했다.



 

차례



개정판 서문 | 초판 서문 | 조병덕은 누구인가?

들어가며 ―아버지가 보낸 편지


1장. 조병덕의 가계와 학맥 그리고 생애

노론의 숙명을 타고나다 ―조병덕의 가계와 학맥

슬프고 처량한 유학자 ―조병덕의 생애


2장. 일상공간으로서의 삼계리와 청석교

호리병 속 아버지 ―삼계리와 조병덕

저잣거리의 아들 ―청석교와 조장희

십리, 아버지와 아들의 거리 ―삼계리와 청석교


3장. 생계로서의 도덕경제

가난한 유학자의 점잖은 사치 ―조병덕가의 지출

밭 가는 유학자 ―조병덕가의 수입

조경모독, 하나의 이상 ―조병덕의 생존철학


4장. 19세기 조선의 정치 그리고 사건들

천만 뜻밖의 변괴 ―교졸돌입사건

투장 사건 ―화산사

아들의 토호질 ―조장희정배


5장. 왕래망 사회

바깥 세상 소식 ―조병덕의 정보

편지 심부름꾼 ―전인

더불어 도를 추구하다 ―조병덕의 왕래망


6장. 변괴 가득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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