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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다리를 왼쪽으로 꼬고 앉아 있을까요, 오른쪽으로 꼬고 앉아 있을까요. 아주 오래 전, MBC 장학퀴즈에 저 문제가 출제되었다. 싱겁고도 빤한 문제 같은데 막상 생각하려니 도통 헷갈렸다. 팬티도 입지 않은 건 분명히 알겠다. 그러니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다리를 꼬아서 그곳을 감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가슴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실은 더 복잡한 곳은 따로 있다. 시가 가슴에서 나온다면 소설은 그곳에서 나오는 것. 인간사의 복잡다단이 다 저기로부터 유래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천하의 조각가도 그곳을 일단 감추고 숨기지 않았을까, 하는 궁리가 든 것이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생각하는 사람은 그냥 앉은 자세로 왼손을 오른쪽 무릎에 괴고 앉아 생각의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곳은 그곳으로 그런대로 그렇게 처리하고 있다. 생각에는 생각밖에 달리 없어 아무것에도 걸리는 것이 없어야 하는 법이다.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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