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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읽는 책 한쪽┃<수학은 과학의 시다> 세드리크 빌라니 지음



 

제약과 창의성


시와 수학의 중요한 공통점은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나는 제약과 창의성이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제약이야말로 내가 아이디어 창조의 핵심으로 소개하고 싶은 일곱 개의 재료 중 하나다.

수학에는 분명 제약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창의성은 매우 크다. 어떤 의미에서 수학은 규칙의 과학, 우리가 규칙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의 과학이다. 최대한 적은 규칙과 가설을 가지고 연구를 한다는 것은 수학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학의 첫 번째 제약은 완벽하게 논리적인 추론을 하는 것이고, 그것은 매우 특별한 제약이다. 수학이 위대한 것은 수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아주 적은 재료로 창의적인 서술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에서는 고대의 운율이든 현대의 시구에 드러나야 하는 리듬이든 규칙이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로운 제약은 새로운 문학 장르를 탄생시킨다. 시인, 소설가, 수학자가 모여 만든 울리포(OuLiPo)의 실험 문학이 그 예이다. 이 모임의 공동 창립자 레몽 크노12는 『시 100조 편』에서 조합, 그러니까 시구들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나열하면 모든 종류의 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거기에 수학 규칙을 적용하면 어떨까? 아마 놀라우면서도 아름다운 결과를 얻을 것이다. ‘S+7’이라는 규칙을 적용한다고 치자. 중요한 단어와 관심이 있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에서 찾은 다음, 그 단어에서 일곱 번째 뒤에 있는 단어를 취해서 원래 단어와 바꿔보자. 이는 꽤 단순한 규칙이다. 유명한 우화에 이 규칙을 적용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La cimaise ayant chaponné

Tout l’éternueur

Se tuba fort dépurative

Quand la bixacée fut verdie :

Pas un sexué pétrographique morio

De moufette ou de verrat.

Elle alla crocher frange

Chez la fraction sa volcanique…


재미있는 사실은 이상한 단어들이 튀어나와 말이 되지 않는 이 글을 보고 프랑스 사람들이 라 퐁텐의 우화 <개미와 매미>라는 것을 알아본다는 점이다. 아름답고 즐겁지 않나? 이 모든 것에 수학 규칙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흥미가 배가된다. 아주 단순한 규칙이 결과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작은 규칙이 모든 것을 바꾼다. 이는 수학자의 입장에서 시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후략)



* 화제를 모은 세드리크 빌라니의 TED 영상도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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