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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읽는 책 한쪽┃<자신만만 수학괴물, 찰리와 누메로 2>


‘꿈은 높게 발은 땅에!’ 십수 년 동안의 배움 과정에서 제 마음에 새겼던 말입니다. ‘땅’을 뜻하는 geo와 ‘측정’을 뜻하는 metry를 합한 이름이 말해주듯이 땅에서 시작된 공부가 도형, 즉 ‘기하학(geometry)’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여름마다 폭우로 나일강이 넘쳐 흘렀고, 이로 인해 농사를 짓던 땅들의 경계가 허물어졌습니다. 그들이 살기 위해 필요했던 땅, 때로는 사는 이유였던 땅이 흐트러지자 땅의 모양을 바로잡고자 하는 꿈은 간절했습니다. 바로 이 꿈이 모양이나 형태에 대한 연구를 낳았고, 여기서 도형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도형은 이집트에서만이 아니고 땅이 있는 모든 곳에서 발견되어왔습니다. 도형은 조화로운 비율을 지닌 생명체나 건축물, 그림, 조각, 문양에 많이 이용되어왔고, 이러한 것들을 바라볼 때 ‘아름답다’고도 말합니다. 도형은 아름다운 것이고 아름다운 것은 도형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할 때 도형을 사용해보세요.

『자신만만 수학괴물, 찰리와 누메로 2』는 간식을 동생보다 더 많이 받고 싶어하는 찰리가 세모, 네모, 원 등 다양한 모양의 간식 접시를 통해 수학의 원리를 깨닫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찰리는 둘레의 길이가 같으면 원이 가장 넓은 도형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원 모양의 접시에 간식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그렇게 간식을 사랑하는 만큼 원을 많이 사랑하게 된 찰리가 드디어 큰일을 합니다. 페니키아에서 반란을 피해 도망 나온 디도 공주가 나라를 세우려 할 때 원 모양으로 땅을 구해야 한다는 핵심적인 조언을 한 것이죠(제가 찾아본 디도 공주, 아니 디도 여왕이 세운 카르타고 왕국의 땅은 정말이지 원 모양이었습니다)!


누메로의 몸속에는 잘난 척 DNA와 허세 DNA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수학 개념을 네 번씩 반복해서 말하는 것을 들을 때면 누메로의 그 DNA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DNA는 뫼비우스의 띠 모양의 아름다운 도형이고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아서 안과 밖을 연결할 수 있는 신기한 특징이 있습니다. 늘 자신감이 없던 찰리가 원을 이용할 수 있던 것도 누메로가 품고 있는 그 뫼비우스의 띠가 누메로와 찰리의 마음을 연결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여러분 안에 잠들어 있는 호기심 DNA를 자극해서 이제까지 없던 상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도형을 발견하는 꿈을 꿔보세요. 그것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발을 붙이게 해준 땅의 아름다운 꿈이기도 할 것입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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