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읽는 책 한쪽 | 어린이 호스피스의 기적


『어린이 호스피스의 기적』

이시이 고타 지음 | 정민욱 옮김


그날 오후, 부모가 유타를 데리고 호스피스에 왔다. 유타는 빡빡머리에 별이 가득 그려진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웃는 모습이 꼭 껴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어머니는 은색 보온가방에 알록달록 화려한 음식을 담은 찬합 도시락을 준비해 왔다.

“잘 오셨어요. 오늘 놀러 온 아이는 유타 혼자라서 비어 있는 공간은 마음껏 사용하시면 됩니다.”

직원은 안뜰에 파라솔을 세우고 비닐 시트를 두 장 겹쳐 깔아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어머니가 찬합을 네 개로 나누어 시트 위에 늘어놓자 유타는 주먹밥과 계란말이를 먹었다. 유타는 캠프장 같은 풍경에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식사가 끝나자 직원이 몇 개의 놀이를 제안했고, 부모는 풀에서 하는 물놀이를 희망했다. 지금까지 감염이 될까 불안하여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간호사가 함께 있으니 안심하는 듯했다.

직원들은 곧 정원에 비닐 풀장을 깔고 물을 넣은 다음, 탱탱볼을 가득 띄우고 큰 물총도 준비했다. 유타의 아버지가 기저귀를 찬 유타를 안고 조심스레 풀장 안으로 들어갔다. 잔뜩 긴장한 유타는 풀장 안에 있는 장난감 공룡에 놀라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부모에게는 그런 유타의 우는 모습까지 귀엽게 보였다. 이제까지 병원에서만 지냈기 때문에 이렇게 햇살 아래서 아이답게 큰 소리를 내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략)

이날, 부모와 유타는 정원에서 실컷 웃고 떠들었다. 저녁에는 침실 침대에 세 명이 가지런히 누워서 피로를 푼 후, 꼭 다시 놀러 오고 싶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돌아갔다.

유타가 두 번째로 호스피스를 방문한 것은 8일 후였다. 그 얼마 전에 부모는 병원으로부터 유타에게 남은 시간이 앞으로 일주일 정도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부모는 지금까지 긴 입원 생활 중에 알게 된 투병 친구들과 그 가족들을 초대해서 작별 파티를 하려고 했다. 파티 장소로 호스피스 공간을 빌릴 수 있을지 문의했고, 호스피스 측은 집처럼 생각하고 자유롭게 사용하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일요일 오전 10시 반, 호스피스 2층에 있는 모두의 방에서 파티가 열렸다. 이곳은 냉장고와 키친, 큰 테이블, 해먹 등이 갖춰진 넓은 방이었는데, 난치병 아이들이 지내기 편하도록 이날은 다른 방에서 소파와 이불까지 가져왔다. 테이블에는 식사와 간식을 차렸고, 아이들이 싫증 나지 않도록 풍선과 장난감도 가져다 놓았다.

열 가정이 넘게 유타네의 초대를 받고 이곳에 모였다. 투병 친구들의 형제들도 함께했다. 몇 개월 만에 보는 얼굴도 있어 유타는 놀라며 기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 사람들이 유타에게 말을 걸었고, 유타도 점점 분위기에 익숙해져 친구들과 서로 장난치며 놀았다. 파티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자 초대받은 가족들이 유타에게 각자 준비한 선물을 주었다. 스티커 북과 장난감 강아지를 비롯해 다양한 선물이 있었다. 유타는 선물 포장을 풀 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부모는 다른 가족들의 배려에 눈시울을 적시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가족 중에는 “아직 포기하지 말고 힘내서 다시 만나요.”라고 격려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직원들은 파티에 많은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끼어들지 않고 다음에 찾아오면 유타와 실컷 놀아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유타가 호스피스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이었다.

* 이 책은 10월 독자 여러분께 찾아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