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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 | 『수학이 보이는 바흐의 음악 여행』을 펴낸 문태선 저자 인터뷰



Q∥ ‘예술 너머 수학’ 시리즈 새 책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A∥ 지난 2년간 중국에서 한국 학생들을 가르쳤는데요, 얼마 전 중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영국, 아프리카, 베트남에 이어 중국에서 교사이자 생활인으로 지내면서 한층 성장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저는 올해 2월을 끝으로 학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하지 못했던 공부와 다양한 인생 경험을 마음껏 하면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거든요.

     

     

Q∥ 시리즈 네 번째 편이자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은 바로 음악가 바흐입니다. 어떻게 바흐 편을 기획하게 되셨나요?


A∥ 음악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해왔었어요. 그런데 참 쉽지가 않더라구요. 순정률, 평균율, 피타고라스 콤마와 같은 용어에서부터 거부감이 느껴져서 몇 번이나 포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며 다시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바흐는 음악의 시작이자 끝이다. 바흐의 음악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음악을 복원할 수 있다.’라는 주인공 이학성의 말을 듣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거 같았어요. 그리고 원고를 쓰며 알게 되었어요. 4권의 주인공은 처음부터 ‘바흐’였다는 걸요. 건축과 미술, 문학을 넘나들던 ‘예술 너머 수학’ 시리즈에 비로소 완벽한 마침표가 찍히는 기분이었습니다.

     

     

Q∥ ‘예술 너머 수학’ 2권 『수학이 보이는 에셔의 판화 여행』에서 에셔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즐겨 들으며 작업했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반복과 변주’가 테마인 이 곡을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걸까요?


A∥ 공부를 할 때나 일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어요. 멀티태스킹이 효율적이네 비효율적이네 말이 많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잡음을 없애면서 작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모든 음악이 잡음을 없애주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듣고 있는 음악이 소음처럼 느껴져서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거든요. 음악이 ‘노이즈’가 아니라 ‘노이즈 캔슬링’의 기능을 하려면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반복과 변주’가 테마인 음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합니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비슷한 멜로디를 듣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화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수학이 보이는 에셔의 판화 여행』 이후 바로크 음악을 습관처럼 듣다 보니 알겠더군요. 왜 에셔가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판화 작업을 했는지를요.

     

     

Q∥ 이번 책은 〈G 선상의 아리아〉부터 〈골드베르크 변주곡〉까지 매일 한 곡씩 주제 음악을 들으면서 시작해요. 7일간 7곡만으로도 바흐의 넓은 음악 세계가 느껴졌는데요, 음악을 선정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A∥ 가장 먼저 고려한 사항은 ‘친숙함’이었어요. ‘이 음악 들어본 적 있어!’라고 말할 법한 곡을 선정해야 할 것 같았죠. 이유는 당연하게도 제가 음악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도 낯선 곡을 선정할 수는 없잖아요. 두 번째로 고려한 사항은 마르코와 바흐 선생님의 ‘대화 주제’였어요. 매일 도시를 이동하면서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를 하는데, 주제와 맞는 음악을 배치해야 할 것 같았죠. 평균율이 주제인 날에는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프렐류드를, 대위법이 주제인 날은 〈푸가의 기법〉을 듣는 식으로 준비했습니다.

     

     

Q∥ 이번에 『수학이 보이는 바흐의 음악 여행』을 펴내면서 ‘예술 너머 수학’ 시리즈 전4권이 완간되었습니다. 시리즈를 마무리한 소회가 어떠신지요?


A∥ 아주 멋진 그랜드 투어(Grand Tour)를 마친 기분입니다. 시리즈를 시작할 때의 설렘과 두려움, 미치게 힘들지만 즐거웠던 집필의 과정, 초고에 마침표를 찍던 순간의 벅찬 감동이 한꺼번에 뒤섞여 지나가네요. 끝을 모르고 시작했던 이번 시리즈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가만 생각해보니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뻔하지 않은 루트를 따라가며 호기심을 해결하는 여행의 짜릿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뽀얗고 하얀 무결점의 설원에 나만의 큰 지도를 그리는 것 같은 그 상쾌한 기분을 시리즈를 쓰는 내내 느꼈거든요.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시리즈를 마무리한 지금은 가슴 벅찬 여행을 이제 막 마친 사람처럼 아련한 마음이 크지만, 곧 괜찮아질 겁니다. 추억처럼 그 순간을 꺼내 보다가 또다시 훌쩍 떠나게 될 테니까요. 더 멋지고 가슴 뛰는 여행을요.

     

     

Q∥ 앞으로 어떤 활동과 계획을 품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그동안 교사로서 잘 가르치는 일에 쏟았던 에너지를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다방면의 책을 충분히 마음껏 읽으면서 내공을 쌓아 다른 장르의 책에도 도전해보고 싶고, 여행을 다니며 사람과 문화를 탐구해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해외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수학을 영어로 가르쳐보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수학’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테마는 변치 않는 저의 ‘뿌리’이자 ‘줄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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