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네이글의 철학 입문서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우리말로 옮긴 조영기 인터뷰


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겸 인사 부탁드립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A∥  안녕하세요. 조영기입니다. 저는 학부와 대학원 과정 모두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원래 철학을 전공한 동기는 종교적인 것이었는데요. 석사 논문과 박사논문은 둘 다 수학의 기초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논문의 목적은 필연적 지식을 제공한다고 믿는 수학을 정당화할 수 있는 철학적 이유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종교와 수학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의심할 수 없는 확실성의 추구라는 점에서는 심리적 동기가 비슷한 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 삶이 불안했던 모양입니다.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국내에서 3년간 강의도 하고 논문도 몇 편 썼습니다. 현재는 미국에서 잠시 머무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지만 주로 전공 분야의 논문을 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우리말로 옮겨 펴낸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어떤 책인가요?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이 책은 책의 부제가 말하듯이, 짧은 철학 입문서입니다. 철학 입문서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철학사를 짧게 요약한 것과 철학이 다루는 주요 주제들과 논변들을 정리한 것이 있습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합니다. 이 책은 다른 철학 입문서들과 구별되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철학 전문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쉬운 일상어로 서술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책에서 들고 있는 예들도 모두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의 깊이는 결코 얕지 않습니다. 저자는 먼저 질문을 던진 후 그 질문에 대한 가능한 답변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철학의 주요한 입장들과 그 입장에 대한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짧은 지면 안에 주제들에 대한 대부분의 철학의 입장과 논변 그리고 비판을 담아내는 저자의 역량이 돋보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현대철학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철학이 다루는 주제들은 대부분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문제들입니다. 예를 들어 ‘신은 존재하는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 등의 문제는 어떤 시대에 국한되어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따라 철학이 주목하는 주제들과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예컨대 고대와 중세에는 형이상학, 근대에서는 인식론의 문제들이 철학의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반면에 현대에서는 언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다른 입문서들과 달리 전통적 의미에서의 형이상학 문제들을 다루지 않습니다. 그 대신에 현대 심리철학에서 다루는 마음과 몸의 관계 그리고 언어철학이 다루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다룹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다른 입문서와 달리 책의 말미에 죽음에 대해 다루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자의 개인적 입장이 살짝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목적은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철학적 문제들을 소개하여 독자 스스로 그 문제들에 대해 궁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철학 이론들을 배우기 전에, 그 이론들이 답하고자 애쓴 철학적 질문들을 먼저 접하여 질문들이 일으키는 혼란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런 혼란을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에 대한 몇몇 가능한 해결책들을 살펴보고 어떤 오류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가능한 한 나는 질문의 답을 열어둘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동일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던 다른 이들이 행한 작업의 가치를 보다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 만약 여러분이 이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다시 읽는다면, 앞서 나열한 철학적 문제들에 대해 내가 언급한 것보다 말할 내용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저자 서문 중에서



Q∥ 토머스 네이글은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글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압니다. 이 글은 국내에서 지난 2007학년도 연세대학교 정시 논술 문제 지문으로도 소개되기도 했지요. 미국에서는 네이글의 저작들이 꾸준히 재출간 되어 읽히고 있고, 또 이 책의 경우 여러 대학교의 교재로 도 사용되고 있는데요. 학계에서 네이글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관련하여, 국내 독자들을 위해서, 토머스 네이글의 철학 분야와 그에 대한 소개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토머스 네이글은 윤리학과 심리철학 두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는 영미 철학자입니다. 국내에서는 대체로 그의 심리철학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심리철학은 현대 철학에서 새로이 생겨난 분야인데, 마음과 몸의 관계를 주제로 다룹니다. 이 주제는 고대부터 철학이 다뤄왔는데, 현대에 들어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인공지능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새로이 철학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해서는 크게 환원주의(reductionism)과 비환원주의(nonredutionism) 두 가지 입장이 있습니다. 환원주의는 인간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결국 어떤 물리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이 입장에 따르면 고통은 뇌의 어떤 부분이 전기적 자극을 받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반대로 비환원주의는 우리의 심적 현상 중 어떤 부분은 물리적인 것과 동일시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비환원주의는 원칙적으로 물리주의 혹은 유물론과 양립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물리주의에 따르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물질이 전부이며, 오직 물질만이 물질에 인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환원주의는 물질과 구별되는 심적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입니다. 물리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물리학을 비롯한 자연과학이 받아들이는 세계관이기 때문입니다.


심리철학 초창기에는 환원주의가 유행했으며, 환원주의를 철학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환원주의가 갖는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현재는 환원주의가 점차 힘을 잃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여한 철학자 중 한 명이 네이글입니다.


네이글은 우리의 의식의 일부분인 감각경험들, 예를 들어 색, 맛, 소리 등의 경험은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본인 자신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내가 고통을 느낄 때, 다른 사람은 자신의 고통 경험을 근거로 나의 고통이 어떠할지 추측할 수는 있지만, 내가 느끼는 그 고통 그 자체를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초음파를 통해 공간을 지각하는 박쥐의 감각경험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마음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는 주관적 경험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물질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 네이글의 주장입니다. 이러한 네이글의 비환원주의적 논변은 그의 논문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논문이 출판되었던 1974년은 환원주의가 강하게 지배하던 시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네이글은 당시 심리철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끈 인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네이글은 새로운 철학 체계를 세우거나 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의 입장을 비판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철학을 합리적으로 질문하고 비판하는 비판적 활동으로 보는 그의 철학관과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Q∥ 이 책을 어떻게 번역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번역 작업을 할 때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어 번역하셨는지도 말씀해주세요.

A∥  오랫동안 알고 지낸 선배님의 이 책의 번역을 권하셨습니다. 이미 여러 철학 입문서가 시중에 나와 있어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읽어본 후 번역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책이 쉽고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현대적 관점에서 철학의 여러 이슈들과 논변을 정확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의 어렵고 다양한 입장들을 간략하고 쉽게 서술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가가 쓴 글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소위 ‘쉽고 재미있는’ 철학책들 중 철학 입문서로서 권할 만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내용이 부실하거나 오해의 여지가 있는 내용들이 들어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번역을 하면서 이 책이 대학 교재로도 적절히 사용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대학의 철학 개론 강의는 많은 부분이 학생들의 토론과 발표로 이루어집니다. 그에 비해 기존의 철학개론 교재들은 어떤 의미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들을 설명한 책이 대부분입니다. 이에 비해 이 책은 주제별로 질문과 논변들을 묶어 구성한 까닭에 그룹 토론에 적절한 재료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용어들이나 어려운 설명을 배제한 점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최근 대학의 교양 수업의 방향과도 일치합니다.


원문을 읽으면서 저자가 일필휘지로 한번에 거침없이 써내려간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어 특유의 일상적인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으며, 구어체 문장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와 같은 특징 때문에 이 글은 읽기에는 부드럽지만, 번역하기에는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작가가 의도한 글의 뉘앙스를 살리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한글로 번역할 경우 오히려 어색한 표현이 되기 십상이었습니다. 번역이 왜 어려운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한 책이었습니다. 학생 시절부터 철학책의 번역본들이 자연스러운 우리말의 쓰임과는 거리가 번 것이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표현을 읽기 쉽고 자연스럽게 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Q∥ 책은 그 부제에서 보듯이 ‘아주 짧은 철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나 그 사상사에 대한 언급 없이 저자가 선별한 몇몇 가지 직접적인 철학적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철학 입문서로서 이러한 구성의 책을 먼저 읽는 것이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A 사람들은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정의하라고 하면 쉽게 그 정의를 내리지 못하지만,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알고 있습니다. 수학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다루는지 알기 때문이지요. 다른 학문들 역시 그 학문이 다루는 문제들이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그 문제들을 풀고 어떤 답들을 내놓지는 안다면 그 학문이 어떤 학문인지 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철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저자의 말대로 철학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학이 다루는 문제를 직접 다뤄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철학을 접근할 때 갖는 한 가지 장점은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 철학을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책이 전문용어를 배제하고 질문들을 다룰 경우 이 점이 더 분명해집니다. 철학사나 어려운 철학용어를 몰라도 될 테니까요.


철학이 다루는 문제들과 거기에 대한 답변들과 논변들을 이해하고 철학사를 접하게 되면 철학사가 지루한 개념들의 나열이 아니라 치열한 지적 싸움터로 보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방식의 책들을 읽는 것이 이후의 철학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독자들이 어떤 면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다면요?

A∥  이 책의 앞부분은 사실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책이 어렵다고 느끼는 독자들은 윤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7장과 8장, 또는 대부분이 관심을 갖는 주제인 죽음과 삶의 의미를 다루는 9장과 10장부터 읽기를 권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기보다는 그 질문에 대한 기존의 답들과 그 답들을 지지하는 논변들을 비판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찾으려고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철학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비판적 역할이라는 점, 그리고 틀린 답을 믿는 것보다는 답을 모르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의미 있는 철학 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대상은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입니다. 하지만 철학을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다루어온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주제의 선택 그리고 주제들을 풀어가는 방식들을 눈여겨보면 매우 흥미 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철학은 흔히 고리타분한 학문이라고 생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르치는 것도 배우는 것도 참 쉽지만은 않은 분야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철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그리고 선생님의 입장에서 철학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요? 동시에, 학생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철학을 재미있게 배워나갈 수 있을까요?

A∥  대학에서 철학과는 여러 과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철학을 다른 학문들과 구별되는 여러 학문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철학은 순수하게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으로 행해진 학문 활동 일반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즉 순수학문 일반을 나타내는 용어였지요. 근대에 이르러 자연철학으로 불리던 자연과학이 철학으로부터 분리해나가면서 자연 과학적 방법론을 받아들인 다른 분야들도 철학으로부터 분리되어 나갑니다. 경제학, 사회학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가장 최근에는 언어학이 철학으로부터 분리되었습니다. 결국 철학에는 자연과학적 방법론으로 다룰 수 없는 주제들을 다루는 형이상학과 같은 분야들과 논리학과 같은 학문 방법론 일반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에 남은 주제들은 여전히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우리의 삶에 중요한 문제들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철학에 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철학 수업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는 철학사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철학의 논변들입니다. 철학사는 철학적 고전들을 직접 읽음으로써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문제는 고전들의 양이 방대하고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철학 교사와 수업이 필요한 것이지요. 철학적 논변들은 그 논변들을 잘 정리한 책들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지만, 그 논변이 나타나는 철학자들의 논문이나 저서를 통해 가장 잘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자들의 글들을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오랜 훈련이 필요한 만큼 처음 철학을 배울 때는 논변들을 잘 소개하는 개론서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철학적 논변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논리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철학이 재미있으려면 우선 철학을 이해해야 하겠지요. 철학은 이해하고 나면 어떤 다른 지적 활동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재미있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어떻게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물으면 다음 두 가지를 항상 이야기 합니다. 첫째, 철학의 고전들을 많이 읽어야 하며, 둘째, 책을 읽을 때 항상 논변에 중점을 두고 읽으면서 논변의 타당성을 스스로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철학 고전 중에는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중요한 저작들이 다수 있습니다. 예컨대 데카르트의 『명상(Meditation)』 같은 작품이 그중 하나입니다. 논변의 타당성을 검토하려면 논변의 핵심만 추려 논변을 재구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훈련과 가르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 두 가지가 익숙해지면 왜 그리스인들이 철학을 최고의 지적 유희로 여겼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Q∥ 평소 어떤 책을 즐겨 읽으시나요?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을 꼽는다면요?

A∥  철학책을 주로 읽습니다. 직업 탓에 항상 책을 붙들고 있지만, 읽어야 하는 책이나 논문도 다 못 읽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나면 그 동안 못 읽었던 철학책들에 다시 손이 갑니다. 철학책이 가장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책 외에는 역사서를 읽는 편인데 사마천의 사기 열전은 여러 번 통독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이고 철학 및 문학 모든 장르를 통틀어 그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접한 후 다섯 번 이상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철학과에 가게 만든 책이기도 하고요.



Q∥ 앞으로 어떤 책들을 집필 및 번역하고 싶으세요? 혹 준비 중인 책이 있으신가요?

A∥  제가 박사과정과 그 이후에 줄곧 연구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학철학에 관한 두툼한 연구서를 언젠가 출판하고 싶습니다. 번역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전 중 제가 자신 있는 부분을 기존의 번역 유무와 상관없이 번역해보고 싶습니다. 고전을 제외하고는 지금 번역을 마친 이 책과 같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쓰인 철학서적들 중 잘 쓰인 책을 번역하고 싶습니다. 전문적인 철학서적을 읽을 정도의 독자들은 대부분 원서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끝 인사 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다른 번역서를 접할 때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는지 불만이었습니다만, 막상 책을 내놓고 보니 독자들의 눈이 두렵기만 합니다. 어떤 부분은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더 좋은 표현을 찾을 수 없어 그대로 두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이 읽은 만한 책이 되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번역에 대해 의문점이나 문제점들을 알려주시면 더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에는 더 나은 책을 가지고 다시 만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