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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일기 : 열두 달의 빛깔』을 그리고 쓴 허윤희 작가 인터뷰



Q. ‘나뭇잎 일기’가 2018년 초판을 펴낸 지 5년이 흘러 새로운 특별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독자들께 오랜만에 인사 부탁드립니다. 새책을 소개해주신다면요?


A. 안녕하세요. 화가 허윤희입니다. 이번에 『나뭇잎 일기』 개정판으로 독자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초판본에 실은 일기와 그 후 새로 쓴 일기 중에서 정성을 다해 고른 일기를 담았습니다.

초판본과 다르게 이번 책에서는 열두 달 흐름에 따라 나뭇잎 일기를 선별해서 실었습니다. 십여 년간 그리고 쓴 나뭇잎 일기를 열두 달 흐름으로 배치해서 보니 계절에 대한 감각이 더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달마다 달라지는 나뭇잎의 빛깔을 보며 시간의 흐름을 더 잘 느낄 수 있었고요. 그 안에서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의 빛깔이 독자 여러분들께도 전달이 된다면 더 기쁠 것 같습니다.




Q. 그사이 서울에서 제주로 삶터를 옮기셨습니다. 제주의 땅과 바다 곁에서 일 년을 보내셨는데요, 제주 생활은 어떠신지요?


A. 제주에서의 삶은 풍요롭습니다.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그리고 바다! 하늘이 그리는 일출과 일몰의 장관에 감탄하며 제주의 삶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땅의 아픈 역사, 제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배워가면서 제주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Q. 2008년에 시작한 ‘나뭇잎 일기’를 십여 년간 지속하셨고, 작품 수가 2천여 장이 넘습니다. 한 작업을 오래도록 꾸준히 한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지 궁금합니다.


A. 삶에 대한 사랑인 것 같아요. 제가 예술가니까 예술로 그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지요. 예술가로서의 의지를 가지고 내가 경험한 소중한 삶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합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요.


Q. 이 책 저자의 말에서 나뭇잎 일기를 그리다가 자연의 다른 존재에게도 관심이 닿았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시선이 넓어진 계기를 좀 더 들려주신다면요?


A. 나뭇잎을 매일 관찰하고 그리다 보니 자연, 생태, 기후에 더욱 관심이 생겼습니다. 생물다양성이 파괴되어 가고, 기후위기가 우리에게 다가옴을 피부로 느끼면서 그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작업으로 풀게 되었습니다. 나뭇잎을 그리다가 멸종위기식물, 빙하에 대한 드로잉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구 위의 모든 생명들과 함께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작업하고, 또 행동으로 참여하려 합니다.



Q. 제주에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셨어요. 새벽에 떠오르는 해를 그리고 계신데요. 작업 이야기를 살짝 소개해주신다면요?


A. 저에게 삶의 에너지와 희망을 주는 것은 빛이었습니다. 일출을 보면서 태양이 주는 힘차고 열정적인 사랑과 열망을 느꼈고, 매일 보고 싶었습니다. 집 근처의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면서 매일 그림으로 그린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둠을 뚫고 태양이 뜨는 광경은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이에요! 그렇게 펼쳐진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림을 그리면서 더 알게 됩니다. 매일 똑같은 곳에 해가 뜨지만 매일 다릅니다. 매일 새로운 ‘오늘’을 실감하며 지내고 있어요.



허윤희, 〈화가의 시간: 해돋이 일기 Sunrise Diary 33〉 2023. 11. 22.



허윤희, 〈화가의 시간: 해돋이 일기 Sunrise Diary 37〉 2023. 11. 26.


출처: www.facebook.com/huh.yunhee



Q. 『나뭇잎 일기 : 열두 달의 빛깔』을 만나볼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나뭇잎 일기를 혼자 그리며 사랑하고 고민했던 소소한 저의 기록들이 독자들께 기쁨과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예쁜 나뭇잎들이, 나중에는 가지런한 손글씨로 담아 쓴 저의 생각이 독자 여러분들께도 다가가길 바랍니다.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우주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일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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