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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잠이 부족한 당신에게 뇌과학을 처방합니다』를 펴낸 박 솔 저자 인터뷰



Q.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에 이어 두 번째 책으로 돌아오셨어요. 독자들에게 근황을 전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박솔입니다. 두 번째 책으로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첫 책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가 출간된 뒤로 회사를 옮겼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사는 도시가 바뀌었고, 그 사이 어린이를 위한 책도 한 권 썼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책을 쓰는 동안에도 이 책 『잠이 부족한 당신에게 뇌과학을 처방합니다』의 원고를 쓰고 있었네요.



Q. 이번에는 수면에 관한 뇌과학 이야기입니다. 어떤 계기로 쓰게 되셨나요?


A. 사실 이 책은 2015년부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쓴 세 권의 책 중 가장 늦게 출간되었지만, 반대로 가장 먼저 시작한 책입니다. 2015년에 지금은 지식백과가 된 네이버 캐스트에서 연재 제안을 받고 있었어요. 당시 저는 뇌와 동물의 행동을 다루는 연구실에서 석사과정에 있었고, 첫 번째 책에서 소개했던 사회적 행동 및 사회성을 주로 연구했는데, 다른 박사님이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도 흥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연구실에서 다루던 여러 주제 중 ‘잠’이라는 게 학문적으로 깊이, 어렵게 들어가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재미있어 할 소재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잠을 뇌 과학자의 시선에서 소개하는 내용의 연재 제안서를 냈고, 이 책에 실린 글을 쓰게 됐어요.

그리고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제 글을 읽은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곤 했어요. 생각보다 사람들이 잠과 잠의 과학에 대해 관심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잠의 과학을 다룬 국내 도서는 하나도 없었어요. 번역서뿐이었지요.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더 재미있게, 열심히 글을 썼던 것 같아요.


Q. 연재하신 ‘잠의 과학’ 칼럼을 단행본으로 엮을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요?


A. 일상적인 주제인 것 같지만 막상 과학 지식을 풀어 쓰다 보면, 문장을 가볍게 슥- 읽는 걸로 이해가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조금 더 재미있고 가벼워질 수 있도록 한 번 더 글을 다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썼습니다. 그러면서도 앞서 쓴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와 달리 성인 독자가 편히 읽을 수 있게 목소리와 분위기를 맞추려고도 신경 썼어요.


Q. 본문의 각 장마다 달린 ‘이런 거 궁금하지 않나요?’ 파트가 쏠쏠한 재미를 더합니다. 여기에 싣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사실 마음에 남아 있는 에피소드는 없어요! 제가 쓰고 싶은 것으로 골라서 다 쓴 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글을 쓰면서 혼자서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질문을 ‘책을 읽으신 여러분이 가지게 될 궁금증과 질문은 뭐가 있을까?’로 고쳐서 제가 되묻고 싶어요. 궁금한 게 생기시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더 재밌는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Q. 책 후반부에는 어류와 조류, 식물의 잠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어요. 이렇듯 사람뿐 아니라 다른 생물의 수면에도 관심을 기울이시는 계기는 무엇일까요?

A. 많은 경우 사람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든 나 자신, 즉 인간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곤 해요. 문학만이 아니라 자연 다큐멘터리를 봐도 인간의 감정을 이입하거나 의인화하는 경우가 많지요. ‘세상 모든 생물보다 지능이 높다고 하는 인간인데, 사실은 시야도 마음도 좁은,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 아닐까? 우리는 타자를 정말 이해하고 있는 걸까?’ 하고 궁금할 때가 많아요. 처음 이 글을 시작할 때 저 역시 사람의 뇌와 잠에 대해서 쓰고 있었지만, 쓰다 보니 사람이 아닌 ‘잠’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게 됐고, 다른 생물의 잠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어요. 길게 썼는데, 단순한 호기심 때문인거였네요(웃음).



Q. ‘아침형 인간’이나 ‘미라클 모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새벽과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 정말로 게으른 걸까요?


A. 미라클 모닝의 인기, 아직도 대단하죠. 매일 새벽 4시, 5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정말 부지런해 보이고, 실제로 대단해요. 그렇지만 모두가 이렇게 살 순 없고, 그게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밤보다 아침 시간을 더 활용하는 게 부지런하다고 여겨지는 데는 여러가지 사회문화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이건 의지의 문제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게으른 게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여기에 대한 답은 책에서 확인해보세요. ^^



Q. 야간 근무나 교대 근무 등 밤에 잘 수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최대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도 야간 근무, 교대 근무가 있어요. 대부분 자는 시간에 깨어 일하면서도 건강을 지키는 분들께 진심 어린 박수를 드립니다. 이런 경우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규칙’일 것 같아요. 뇌는 규칙에 민감합니다.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황을 좋아해요. 꼭 밤 시간일 필요는 없어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이만큼 잠을 자는 연습을 하면 뇌가 거기에 적응하고 그에 따라 몸도 규칙적으로 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뇌를 위해 ‘예측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서 생활해주세요!



Q. 본문에 잠에 관해 아직 밝혀져야 할 사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뇌과학 분야에서 ‘수면’에 관한 연구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인가요? 앞으로의 동향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요?

A. 인간에 대한 거의 모든 탐구와 과학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라고 물을 때, 들을 수 있는 대답은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이미 내린 결론과 대답에 대해서도 다시 질문을 던지고 계속해서 맞는지 확인해나가는 과정이 과학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연구는 최신의 것들이 상당히 많아서 독자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많은 질문을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질문을 가지게 된다면, 과학이 그에 대한 답을 앞으로 어떻게 내려줄까 기대하고 기다릴 수 있겠죠? 그 기대와 기다림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Q. 사실 잠자는 것만큼 주관적인 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적절한 수면 시간부터 수면 패턴, 수면 습관이 다 다른데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히길 바라시나요?

A. 이 책이 여러분에게 잠에 대해서 어떤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독자 여러분 각자가 잠에 대해 자유롭게 이해하고, 당연히 여기고 있던 수면 시간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뇌과학적’으로 잠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요!


Q. 차기작으로 구상하시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숨기고 싶은 이야기지만, 사실 회사 다니고 별 생각없이 지내다 보면 글을 쓰는 것이 귀찮아지는, 게으른 마음이 쉽게 들어요. 그런데 지난 여름 이 글을 시작하게 해주셨던 전(前) 네이버 캐스트 편집자분이 연락을 주셨어요. 사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뇌과학 연구를 하지 않고 있어서 뇌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자신 없어 했는데요.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건 단순히 내 게으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만 말씀드리는 건데요. ‘오감’으로 뇌과학을 느껴보는, 그런 글을 쓰려고 구상 중이에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술술 나와서 여러분을 또 만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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