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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 | 『컵라면이 익을 동안 읽는 과학』을 펴낸 ‘꿈꾸는 과학’ 인터뷰



Q. ‘과학’과 ‘꿈꾸다’라는 단어의 조합이 낭만적이기까지 합니다.^^ 독자들에게 ‘꿈꾸는 과학’이 어떤 곳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꿈꾸는 과학은 2003년에 정재승 교수님이 창설하신 과학 아이디어 공동체예요. 매주 모여서 독서토론을 하거나, 발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동아리 이름에 '과학'이 붙어 있지만 과학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심리학이나 철학, 언어학 등 특정 학문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있어요. 그리고 교육봉사나 책 발간 활동같이 우리가 즐겁게 공유하고 있는 과학을 외부에도 알리는 활동도 종종 하고 있습니다.


Q. 『컵라면이 익을 동안 읽는 과학』이라는 경쾌하게 재미난 제목의 책을 펴냈습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긴 하지만, 이번 책은 어떤 컨셉이나 구성으로 가보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이 책의 가장 주된 컨셉은 '스낵 사이언스'였어요. 언제든 부담스럽지 않게 꺼내 읽을 수 있고, 좋아하는 부분을 골라서 읽을 수 있게끔 짧고 굵은 책을 쓰려고 했죠. 하지만 과학이 짧고 굵은 학문이 아니다보니 과학적 사실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재밌고 짧게 구성하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과학적 사실들을 백과사전처럼 나열하기보다는 일상 경험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을 높이고,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과학에 스며들 수 있도록 과학 농담을 섞어가며 각 챕터의 주제를 정했습니다.



Q. 저자 서문에 ‘과학은 태생적으로 지조가 없는 학문입니다.’ ‘과학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등 다가가기 어려운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힘을 빼고 좀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좋았습니다. 이들 말고도 청소년 독자들에게 ‘과학은 ________________이다’라고 할 때 들어가면 좋을 내용을 말씀해주세요.


A.

(최자연) 과학은 만인의 꿈이자 겁입니다. 과학이 만들 세상이 어떨지는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모두가 겁내지만, 신기하게도 그 세상을 기대하고 꿈꾸기도 하거든요.


(양현식) 과학은 세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은 알면 알수록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통찰을 제공해주는 것 같습니다.

(손지우) 과학은 자연현상을 설명해주는 학문이에요. 과학은 '왜'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체계적인 답이기도 하고요.


(안효주) 과학은 관심입니다. 세상을 관심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왜 그런지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집니다. 그러다보면 과학은 제법 재밌는 녀석이란 것을 깨닫고 친해지고 싶어질 거예요.


(김민경)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줍니다. 과학을 알게 된 후 세상을 보는 시선은 다르거든요.

(김가영) 과학은 끝이 없는 계단입니다.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실험을 설계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한 층씩 나아가지만 그 끝엔 무엇이 있을지 모릅니다. 끝이 없는 계단처럼요.


(김주영) 과학은 재수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꽤 괜찮은 친구입니다. 과학은 언뜻 보면 인간미 없고 재미없는 학문으로 보이지만, 차츰 알아가다 보면 과학도 꽤 재밌는 점이 많은 걸 발견할 수 있거든요.


(이효은) 과학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 삶 어디에도 있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숨쉬기라고 생각해요. 평상시에는 존재한다고 인식하지 못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어디에도 있으니까요.


(조서희) 과학은 도자기입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변할 수 있어서 도자기 같아요. 도자기도 처음에 흙이었다가 여러 형태로 빚어지고 나중에는 단단하게 굳습니다. 과학도 처음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여러 형태로 응용되니까요.



Q. ‘우리는 모두 게놈의 자식입니다’ ‘뇌가 우동사리처럼 생겼다고?’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 ‘내 몸 속에 사랑의 묘약이 있다’ 등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에서 완성한 글들이 술술 잘 읽혔습니다.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착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최자연) 과학이 생각보다 일상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거든요. 일상에서 마주친 사소한 일들이 과학과 닮아 보이거나, 과학을 접하다 보면 일상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때 좀 더 재밌는 말로 다듬어내면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양현식) 꿈꾸는 과학에서 많은 과학 이야기를 듣고 나누다 보니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을 과학으로 낯설게 보는 기회가 생기더군요. 저는 그 과정에서 낯설게 느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줄 뿐, 아이디어를 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손지우) 평소에 재밌다고 생각하고 더 알아보고 싶었던 주제를 선정했어요. 작가가 흥미를 느끼면서 글을 써야 독자들에게도 더 재밌는 글이 될 것 같더라고요.


(안효주) 일상에서 호기심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왜?'라는 질문을 부끄럼 없이, 주저없이 던지고,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계속 그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하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생각지 못한 영역과 연결돼 창의적이고 엉뚱한 발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김민경)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과드립이라는 유머들이 많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학창시절에 과학 수업시간에 수업을 하기 싫어서 선생님과 우스갯소리로 나누었던 대화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어요.


(김가영) 과학을 공부할 때 낯설고 어려운 용어와 개념들을 어떻게 쉽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속담에 빗대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과학으로 말장난을 하면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습니다.


(김주영) 항상 제가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게임, 드라마, 만화, 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 속에 숨겨진 과학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실제 책에 쓰인 내용을 생각할 때 제가 좋아하는 게임인 '포켓몬스터' 속에서 포켓몬 '뮤츠'의 설정 속 과학적 내용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고요.


(이효은) 제목이라는 게 글 내용을 모두 담으면서 재밌어야 하기 때문에 각 챕터의 제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독자층을 생각했을 때 엉뚱한 생각이 담겨야 훨씬 입문하기 쉬을 것 같아 엉뚱하게 제목을 지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조서희) 저는 '아재 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라는 챕터를 제가 썼거든요. 흔히들 알고 있는 농담이라고 생각해서 그 농담의 과학적 해석을 덧붙여 썼어요.


Q. 현재 각 필진이 가장 꽂혀 있다고 해야 할까요, 가장 관심을 쏟는 과학 분야 주제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A.

(최자연)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밤에 별이 잘 보이더라고요. 별 관측이 거창한 과학 주제는 아니지만 최근 가장 꽂혀있습니다. 각 천체에 얽힌 이야기들도 너무 재밌거든요. 거의 매일 날씨만 좋으면 천문 어플을 켜서 계절마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밤하늘을 읽고 있어요.

(양현식) 세상을 움직이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하려 하는 물리학입니다. 왜 물체는 떨어질까요? 왜 물체는 떨어지는데 달은 안 떨어질까요? 아니, 애초에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이고 물체란 무엇이며 우리 세상은 왜 존재할까요? 저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물리학에 푹 빠져 있습니다.


(손지우) 장뇌축(gut brain axis)에 가장 꽂혀 있어요. 장내미생물이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밝힐 수 있으면 장내미생물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거든요. 그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최근 가장 꽂혀 있습니다.


(안효주) 뇌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여전히 연구해야 할 미지의 영역이 많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만 해도 충분히 매력적이에요. 자신에 대한 이해,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이해까지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김민경) 대체육 중 배양육 기술이 있습니다. 세포를 배양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인데 추후에 기술이 많이 발달하면 고기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지금은 비싸서 못 먹은 고기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육식소비로 인한 탄소배출과 식량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김가영) 최근 학교에서 '나노생명공학' 과목을 수강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제약공학, 식물약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 꿈인 '난치성 질환의 약 개발‘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이 많이 있거든요.


(김주영)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며 이상기후의 위험성을 느끼고 있는 요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과학 기술에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육류를 대체할 대체육이나 배양육 기술에 관심이 많아요.


(이효은) 저는 요즘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요즘 대두되고 있는 기후 문제들은 특별히 누군가에게만 책임을 물 수 있는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책임만 돌리다가 시간이 너무 지나버리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인류의 목숨이 걸린 문제니까요.

(조서희) 저는 요즘 화장품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화장품 시장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여러가지 재료들이 화장품 성분으로 나오면서 이 재료들이 피부에 주는 영향들이 가장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Q. ‘꿈꾸는 과학’이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독자들에게 들려주세요.

A. 기회가 된다면 책 번역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꿈꾸는 과학에서 번역작업을 하지 않은 지 꽤 오래 지났더라고요. 책을 처음부터 쓰는 것도 좋지만, 외국의 좋은 책을 한국에 알릴 수 있는 번역 작업도 굉장히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과학 분야의 좋은 책들은 사실 국내보단 외국에 더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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