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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작가┃<풀꽃이 좋아지는 풀꽃책>을 펴낸 김진옥·김진식 작가 인터뷰



Q. 독자 여러분에게 자기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진옥 | 안녕하세요. 식물분류학자 김진옥입니다. 저는 현재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식물표본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식물에 관한 전시와 교육에 참여하고 있지요. 『식물이 좋아지는 식물책』에 이어 『풀꽃이 좋아지는 풀꽃책』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김진식 | 안녕하세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김진식이라고 합니다. 현재 인터넷 은행에서 IT부서에 근무하고 있고요, 종로 근처 산행을 하면서 풀꽃 사진을 찍게 된 계기로 이렇게 사진을 통해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Q. 『풀꽃이 좋아지는 풀꽃책』을 어떻게 함께 펴내게 되셨나요? 책을 짓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김진옥 | 『풀꽃이 좋아지는 풀꽃책』은 처음에 김진식 작가님의 블로그인 ‘종로산책’에 올라온 식물 이름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주위를 보면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식물인데도 아직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름을 알더라도 그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봄이면 한 번씩은 먹는 향긋한 냉이가 우리 주변에 아주 흔한 식물이라는 것과 꽃이 지고 나면 생기는 열매가 납작한 세모 모양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풀꽃이 좋아지는 풀꽃책』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꽃들의 사진이 풍성하게 들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풀꽃과 나무들이 있더라고요. 주로 어떤 식물들을 선별해 책에 소개하셨나요?


김진옥 | 도시의 길을 가거나 공원을 산책할 때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항상 같이 있던 식물인데도 꽃이나 열매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분들을 위해 가까이서 찍은 근접 사진으로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특히 작은 꽃들은 우리가 서서 볼 때는 절대 그 아름다움을 알지 못합니다. 그 작은 꽃에 다가가 몸을 숙이고 확대경으로 들여다보아야 진짜 아름다움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럴 때면 사실 감탄사가 연달아 나오기도 해요. 이 아름다움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Q. 김진옥 선생님은 식물분류학자로서 지금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계시는데요. 요즘에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계시는지요?

김진옥 | 제가 박물관에서 하는 가장 주된 일은 식물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입니다. 그 식물이 가진 하나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어 그 정체를 밝히는 일을 하지요. 여기서 식물은 건조해서 만들어진 표본인 경우도 있고, 살아 있는 생물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 현재 박물관 1층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새로이 들어가게 될 식물표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말에 박물관에서 서대문구 안산에 사는 식물들을 소개하는 안내책자가 나올 예정이라 그 식물들을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김진식 선생님께서 운영하고 계신 종로산책(jongnowalk.tistory.com)을 독자분들에게 소개해 주신다면요?

김진식 | ‘종로산책’은 제가 종로로 이사 오면서, 여기저기 동네와 산을 다니며 찍은 사진이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시작한 블로그입니다. 종로에는 알면 알수록 역사나 자연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더라고요. 인왕산, 안산, 북악산 주변과 경복궁이나 곳곳에 있는 문화재, 서촌, 삼청동, 북촌 한옥마을 등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전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산을 자주 다니다 보니 일 년 내내 바뀌는 식물의 사진들을 많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이름처럼 종로를 산책하며 만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Q. 흔히 아이들은 식물보다 동물을 좋아한다고들 하는데요, 두 분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이들과 자연에 나가면 어떤 활동을 함께 하시나요?


김진식 | 아이들이 눈에 확 띄고 움직이는 동물이나 곤충들에 흥미를 더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서로 잘 아는 분야를 번갈아 퀴즈를 내면서 맞히는 놀이를 하곤 하는데, 이때 꽃 이름 맞히기 놀이를 하면 곧잘 꽃이나 식물들을 잘 익히게 됩니다. 처음에는 퀴즈를 맞히려고만 하던 아이가 나중에는 자연스레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군요. 그리고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알아낸 식물 이름에 관한 유래라든가 독특한 생활 방식 등을 이야기해주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하면 식물 자체에 대한 관찰이 늘게 되면서 가까이서 보았을 때의 신비로움에 대해서 더 알게 되고, 나아가 우리 주변의 자연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Q. 요즘 혼자 산책을 하거나 자연에 한 걸음 가깝게 다가가려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두 분 선생님에게 식물은 어떤 존재인가요?


김진식 | 저는 식물 사진을 찍고, 식물을 가까이서 보게 되면서 우주를 발견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시에서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기가 힘들게 된 요즘인데요. 꽃이나 식물을 가까이에서 보면 밤하늘의 별 못지않게 그 구조나 모습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이렇게 관심을 갖고 한 종 한 종 식물을 알아가게 되면 산책을 할 때 주변의 식물 변화에 따른 계절이나 식생의 변화가 머릿속에 잘 잡히는 느낌도 듭니다. 예를 들면 꽃들을 대략 구분할 수 있게 되자, 4월이 되면 매주 식물들의 꽃망울이 터지는 시기와 속도에 어질어질합니다. 식물이 있는 그 자리가 늘 푸르른 모습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곳은 일 년 내내 변화 가득한 생명의 현장입니다. 식물을 관찰하다 보니 산책의 즐거움이 더해지고, 조금 특이한 식물을 다음 해 같은 자리에서 만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반가운 마음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기도 하니 식물은 저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김진옥 | 김진식 작가님처럼, 식물은 제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사실 꽃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잖아요. 저는 그 꽃을 매일 들여다보면서 많은 얘기를 합니다. 이름은 무엇인지, 열매는 어떻게 생기는지, 겨울에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등을 물어보면 식물은 또 친절하게 대답해주거든요. 그리고 그 대답 속에는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의 진리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식물에 다가가 물어보고 답을 듣고, 그러면서 제 삶도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Q. 김진옥 선생님께서는 멸종위기식물 조사원으로 전국을 탐사하고 계시는데요.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드는 생각을 조금 나누어 주신다면요?


김진옥 |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요인으로 인하여 그 수가 현격히 감소하거나 소수만 남아 있어 가까운 장래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종을 말합니다. 그리고 식물의 경우 현재 88종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새로이 목록이 정해질 때마다 그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전국을 다니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멸종위기식물을 조사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생명이라는 것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서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멸종위기 식물의 모습에서 생명의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입니다. 우리도 식물도 다들 삶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소중한 생명들입니다. 서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면 어떨까요?



Q.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닿으면 좋을까요?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몇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연은 관심을 갖고 가까이서 관찰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때가 있습니다. 식물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도시의 척박한 삶을 살아내는 모습이나 방법이 때로는 기발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역사를 한가득 안고 있기도 합니다.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이런 이야기가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물들이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대부분 이름도 제대로 배우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식물에 다가가 보고 쉽게 익히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데 이 책이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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