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폐가 약한 사람은 사용하지 마시오.” 이것은 담뱃갑에 쓰인 경고 문구가 아니다. 한 세기 전 성냥갑에 붙어 있던 문구였다. 오늘날 담뱃갑에서 마주치는 경고문이 괜한 소리가 아니듯, 당시의 성냥갑에 쓰여진 문구 역시 단순히 사용자를 겁주기 위한 말은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성냥을 켜다가 죽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다.


1669년 연금술사 헤니히 브란트가 인이라는 원소를 발견했다. 인은 쉽게 탈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당시 인의 가격이 너무 비싸 실용화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 뒤 1805년 장 샹셀은 염소산칼륨, 설탕, 고무가 묻어 있는 얇은 나뭇개비들을 황산에 담그면 발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827년 영국의 약사 존 워커가 ‘루시퍼’라는 나무 성냥을 만들어냈다. 표면이 꺼칠한 종이 사이에 루시퍼 성냥을 넣어 잡아당기면 화학 처리를 한 그 끝에 불이 붙었는데, 그때 불꽃이 튀면서 썩은 달걀 냄새가 났다.


백린(白燐)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성냥 공장 노동자들의 뼈가 상하고 문드러져 죽음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1816년에 파리의 프랑수아 드로슨은 최초의 마찰 성냥을 만들었다.


성냥이 들어오기 전 우리 나라에서는 부싯돌을 사용했는데, 이후 소나무를 얇게 깎아서 그 끝에 황을 찍어 말린 것을 화로에 보관한 불씨에 붙여서 발화시켰다. 이것을 석류황이라고 한다. 성냥이라는 단어는 이 석류황에 기원을 두고 있다. 그뒤 1880년 개화승 이동인이 일본에 수신사로 간 김홍집과 함께 귀국할 때 성냥을 들여왔으며 1910년에 인천 등지에 최초의 성냥 공장이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