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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와 상대성이론


적득이기와 인무존광

최근 저의 마음의 생태계에 관한 몇 자입니다. 예전 문재인-박근혜 붙었을 때, 文이 이기는 것으로 여기고 한강변 친구네 집에서 모여 파튀하려다가, 朴이 되는 바람에 시무룩해져서 집에 귀가한 적이 있었습죠.

그날 도무지 마음이 허해서 자려다가 말고 노장사상의 전문가인 친구에게 전활 걸었습죠.…장자의 한 구절에 외부에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없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경지를 나타내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습죠. .…넌즈시 朴이 될 줄을 알았다는 뉘앙스의 그이는 … 내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는지,,,아무튼 나의 긴급한 單手에 적확한 꼭지를 맞춰주질 못했지요.

이후 그 사자성어를 찾아 해맸지만 아직 그 경지에도 못 이르고, 그 사자성어도 만나지 못했습죠. 누군가 適得而幾(적득이기)를 알려 주었지만 마음의 마개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 아니었죠. 아무튼 세월은 얄궂게 흐르고, 이겼던 朴은 감옥 가고, 패배한 文이 늦게 대통령이 되고, 文이 朴을 사면해 주고…또다시 대선정국이 와서 李와 尹이 치졸한 싸움을 벌이는 한 귀퉁이에 ……安의 선전을 펼치고… 그 어지러운 와중에서 …뜻밖의 그 해결책을 자력으로 찾았습죠.

최근 문득 상대성이론에 급관심이 생겨, 이런저런 책을 보다가 아인슈타인이 평생 몰두하여 노닌 곳은 “인간들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광대한 세계”라고 하는 구절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곳은 멀지 않은 곳, 내 눈앞에도 항시 존재하는 장소.

그곳에서 와서 손등을 간질이는 햇빛을 보다가 나 태어나기 5년 전에 훌쩍 아예 그 세계로 몸을 옮긴 아인슈타인의 감탄스런 일생을 좇아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인간사의 무대 저 너머를 보아버린 한 과학자는 어쩌면 장자와 일면 통하는 구석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이론에서 뻗어나간 양자역학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던 아인슈타인은 노년에 때로 젊은 과학자들에 밀려 뒷방 신세를 감당할 수밖에 없긴 했지만, 이런 어록을 남긴 분이었습죠. “나는 안락과 행복을 도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소유, 외양과 호사 등의 이런 것들은 나에게 언제나 경멸스러운 것으로 느껴졌다.”

과학에서, 더구나 상대성이론을 기웃거리다가 만난 이 뜻밖의 발견은 곧 적득이기를 대체하는 말로 나아갔습죠. “인간들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광대한 세계”. 홀황한 세계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서양에 사자성어는 없기에 저 문장을 “人無存光”으로 약칭하고 보니, 비로소 개판오분전의 최근 뉴스 따위는 거덜떠도 안 보게 되더라는…이상, 매우 싱거운 이야기였습니다.


(2022.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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